한 20대 남성이 새 직장에서 맞이하는 첫 출근날을 망치지 않으려 밤새 걸었고, 이에 깊이 감명 받은 사장은 직원에게 차를 선물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통신사 AP 등 외신에 따르면, 앨라배마 주에 사는 청년 월터 카는 이삿짐 운반 업체 벨홈스(Bellhops)에 첫 일자리를 얻었다.
지난 15일 이사 예정인 고객의 집에 첫 출근하기로 되어있었으나, 전날 밤 유일한 교통 수단인 그의 차가 고장나버렸다. 이후 자정이 되서도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찾지 못한 월터는 다음날 아침 8시까지 도착해야했기에 그냥 밤새 걷기로 마음 먹었다.
한밤중에 의도치 않은 장거리 도보가 시작됐고, 그는 앨라배마주 홈우드에서 펠햄 마을까지 20마일(약 32.2km)을 걷고 또 걸었다. 새벽 4시 쯤 경찰이 도로변을 걷고 있는 월터를 발견했고, 그의 딱한 사정을 듣고 난 뒤 목적지까지 남은 길을 차로 데려다 주었다.
이삿짐을 요청한 고객 제니 라메이는 예상보다 일찍 도착한 월터에게 “다른 사람들이 도착할 때까지 위층에서 쉬는 게 어떻겠냐”고 권했지만 월터는 “먼저 일을 시작할 수 있다”며 이를 마다했다. 그리고 그녀의 가족과 대화를 나누며 짐을 싸는데 집중했다.
월터의 사연을 알게 된 제니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약속을 지키려 이 먼 곳까지 걸어온 월터에게 얼마나 감명을 받았는지 모른다. 동료에게 끔찍했던 전날 밤 이야기를 들려주라고 했으나 ‘나는 걸었다’가 전부였다. 내 눈을 쳐다보며 생긋 웃어 보인 월터는 겸손하고 명랑했다”며 글을 올렸다.
해당 글은 빠르게 번지면서 결국 회사 사장 마클린의 귀에까지 전해졌다. 루크는 “월터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 같은 직원이 있어 정말 자랑스럽다. 그가 그날 했던 모든 일, 보여준 진심과 투지가 정확하게 우리가 추구하는 서비스 정신”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사장은 다음날 곧장 월터에게 달려와 차를 선물했다. 깜짝 선물에 눈물을 흘린 월터는 “나는 출근 첫날을 ‘어떻게 해서든 지켜내겠다’고 스스로 약속했다. 오래 기다린 끝에 주어진 첫 번째 기회였고, 내가 헌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