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평범한 영웅' 베트맨이 또 다른 영웅담을 썼다. 이번엔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와의 멋진 콜라보를 통해서다.
1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베트맨은 최근 메시의 대표팀 유니폼을 경품으로 내건 추첨행사를 통해 얻은 수익금 11만2100페소를 라플라타 어린이병원에 전액 기부했다. 미화로 환산하면 약 4000달러, 원화로는 약 455만원이다. 어린이병원은 전달 받은 돈을 병동 보수공사에 쓰기로 했다.
아르헨티나 베트맨은 "십시일반 힘을 보태주신 모든 이에게 감사한다"면서 "덕분에 아픈 아이들이 지금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평범한 영웅'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아르헨티나 베트맨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선행가다.
그가 슈퍼히어로 베트맨 복장을 하고 처음 사회에 모습을 드러낸 건 2013년 4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주도 라플라타의 한 병원을 찾아간 베트맨은 입원치료 중인 아이들을 위로하고 사라졌다. 슈퍼히어로가 난데없이 등장하자 아이들은 환호했다.
이후 그는 한 주도 빼지 않고 금요일마다 라플라타의 병원들을 순회하며 어린이 환자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고 있다. 사정이 어려운 병원엔 도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입원치료를 받는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지금까지 그가 기증한 대형 TV만도 25대에 이른다.
그런 그를 이번엔 메시가 도왔다. 메시는 싸인한 자신의 국가대표 유니폼을 베트맨에게 지원했다. 판매 수익금으로 아이들을 도우라는 취지였다.
베트맨은 메시의 유니폼을 경품으로 내건 이벤트를 추첨행사했다. 누구든 원하는만큼 돈을 내면 참가할 수 있는 오픈형 이벤트였다. 추첨에서 행운을 잡은 건 라플라타에 사는 한 할머니였다. 베트맨은 메시의 유니폼을 액자에 넣어 할머니에게 전달하고 수익금은 라플라타 어린이병원에 전액 기부했다.
베트맨은 "추첨행사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나에겐 바로 로빈"이라면서 "든든한 로빈이 많아 이 세상은 분명 더 좋아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사진=디아리오이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