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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병 中남성, 29번째 생일 맞이해 1600m 고산 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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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오악산 중 하나인 서악화산(西岳華山)등반에 도전한 장웨이(29). 그는 한 달 전에 동악태산(東岳泰山)을 12시간 만에 오르기도 했다.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한 남성이 자신의 29번째 생일을 축하하고자 해발 1600미터 중국 명산 등반에 성공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3일 중국 매체 베이징 유스 데일리에 따르면, 산둥성 허쩌시에서 태어난 장웨이는 12살 때 운동신경질환(MND·motor neurone disease) 진단을 받았다. 루게릭병으로도 알려진 이 병은 운동 신경 세포와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는 불치병으로, 스티븐 호킹을 괴롭힌 질환으로도 유명하다.

장씨는 18살 이후 모든 근육을 잃는 느낌을 경험했지만 삶에 대한 희망만은 버리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9월 주치의는 마지막 검진에서 장씨에게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어 서른 번째 생일을 맞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전했다. 충격이 컸을 텐데도 그는 되레 29번째 생일을 맞이할 수 있게 된 사실에 감사해했다.

자신의 생일을 기념하고 싶었던 장씨는 중국의 오악 중 한 산의 정상까지 오르는 방법을 생각해냈고, 지난 15일 오전 8시 산시성 남동부의 서악화산(西岳華山)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그리고 21시간 뒤 정상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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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씨는 앙상한 두 팔로 자신의 한계에 도전했다.


돌계단으로 이뤄진 산을 오르는 일은 쉽지 않았다. 두 다리를 사용하지 않고 양 손으로 축 처진 몸을 들어 올리고, 앞으로 위로 이끌며 4000여개에 달하는 계단을 오른 것을 감안하면 장씨의 등반은 주목받을 만한 일이었다.

그는 “높이 올라갈수록 계단이 더 가팔라졌고, 때때로 계단 높이가 내 다리만큼 긴 곳도 있었다. 등산을 시작한 지 약 8시간 후, 함께한 간병인이 중단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면서 "도전을 끝마치는 일은 내 개인적인 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애를 지닌 사람들에게 그들의 꿈을 추구할 용기를 준다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갑 세 켤레와 신발 한 켤레로 등산을 마친 장씨는 다음날 오전 5시쯤 남쪽 정상에 도착했다.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동튼 새벽을 맞이한 그는 “손과 팔의 피부가 쏠려 벗겨지고 아주 지쳐있었지만 정상에 도착하는 순간 모든 피로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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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스름한 새벽이 되서야 정상에 도착한 그.


또한 “의사들은 오늘까지 내가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라고 말한다. 난 그 기적이 계속될 것이라 믿는다. 서악화산을 오르기 한 달 전 동악태산(東岳泰山)을 12시간 만에 올랐다. 그리고 내년에 만리장성을 걷는 일을 마치자마자 나머지 남악형산(南岳衡山), 북악항산(北岳恒山), 중악숭산(中岳嵩山)을 오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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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웨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든 자신의 계획을 달성해 나갈 생각이다.


사진=쿠아이바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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