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앞에선 ‘백수의 제왕’ 사자들도 자존심을 버릴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중앙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한 사자 무리가 나무 위로 피신한 보기 드문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3일(현지시간) 최근 이스라엘 출신 사진작가 데이비드 첸(42) 아프리카 탄자니아를 여행하던 중에 촬영한 한 사자 무리의 사진을 소개했다.
공개된 사진은 지난 4월 초 탄자니아에 있는 응고롱고로 보호지역에서 촬영한 것으로, 한 사자 무리가 나무 위에 올라가 잠을 자거나 쉬고 있는 모습이다.
첸의 사진 중에는 잠을 덜 잤는지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하는 사자부터 잠에서 깨 카메라를 매섭게 응시하는 사자의 모습이 담겼다. 또한 무리의 리더로 보이는 수사자는 휴식을 끝내고 나무에서 내려오는 모습이다.
사자들이 나무에 올라가 있는 모습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루거 국립공원에 사는 수사자 부르하미의 무리에서 종종 목격됐지만, 탄자니아와 우간다, 그리고 보츠와나 국립공원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다.
이들 사자가 나무 위로 올라가는 이유는 파리 떼를 피하기 위한 것이 가장 크며 더운 날에는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그리고 이렇게 높은 나무에 올라가서 먼 곳까지 내다보고 사냥할 장소를 고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자들은 찌는 듯한 무더위 때문에 나무 위로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첸은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 사자가 자거나 쉬고 있어 우리는 사자들과 30m쯤 떨어진 위치까지 다가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면서 “우리가 사진을 찍기 시작한 시간은 하루 중 가장 더운 정오부터 약 3시간으로 더위가 가장 큰 문제였다”고 말했다.
사진=데이비드 첸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