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둥실 바닷속을 부유하듯 헤엄치는 희귀 해삼종이 남극 바다에서 처음으로 포착됐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해외 주요언론은 '머리없는 치킨 몬스터'(headless chicken monster)라는 별칭의 심해 해삼이 남극 바다에서 처음으로 촬영됐다고 보도했다.
적갈색의 투명한 피부를 가진 이 생물(학명·Enypniastes eximia)은 우리에게는 익숙한 해삼 가문의 일원이다. 몸길이 11~25cm로, 일반적인 해삼처럼 해상(海床)을 기어다니며 먹이를 찾는다. 다만 이 해삼은 몇가지 놀라운 특징을 갖고있다. 먼저 이 해삼이 처음 촬영된 지역은 멕시코 만으로 무인 잠수정에 의해 그 존재가 확인됐다. 당시 이 해삼이 발견된 바다의 수심은 무려 2500m다.
아직까지는 연구된 것은 별로 없지만 포식자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빛을 방출하고 내장까지 쏟아낸다는 점이 이 해삼의 특징이다. 연구를 이끈 오스트레일리아 남극연구소 더크 웰스포드 박사는 "처음 이 해삼을 카메라를 통해 발견한 순간 숨이 멎을 지경이었다"면서 "한번도 남극 세계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는 종"이라며 놀라워했다.
이어 "이번 사례를 통해 남극 바다가 다양하고 엄청나게 풍부한 생물의 서식처라는 것이 다시한번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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