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거북은 자신을 돌봐주는 의사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단명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생명을 이어가고 있어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샴거북은 최근 쿠바의 피나르라는 곳에서 발견됐다. 낚시광인 한 의사가 아들과 함께 미끼로 사용할 지렁이를 잡다가 우연히 샴거북을 찾아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샴거북은 비단거북(학명 Chrysemys picta)으로 머리는 2개지만 등이 붙어 있다.
다리는 앞쪽으로 각각 2개씩 모두 4개에 뒤쪽으로 2개, 모두 6개다. 꼬리도 각각 달려 있어 2개가 늘어져 있다.
샴거북은 등딱지를 공유하고 있지만 내부 장기는 독립적이다. 각각 먹이를 먹고 배설도 따로 한다.
의사가 샴거북을 발견한 건 거북이 부화한 직후였던 것으로 보인다. 의사는 "등딱지에 알의 조각들이 붙어 있었다"며 "갓 알을 깨고 나온 뒤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알아 보니 보통 거북이 부화하는 때가 아니라 샴거북이 생명을 유지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샴거북에게 살아간다는 건 기적 같은 일이다. 등이 붙어 있는 2마리가 각각 먹이를 찾아나서다 보니 먹이를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육지에서 이동하는 건 물론 수영을 하는 것도 어려워 샴거북은 단명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의사에게 발견된 샴거북은 다행스럽게도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의사가 2마리 각각에게 충분히 먹이를 주는 등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탓이다.
쿠바 야생동물보호재단의 수의사 가르시아 벨로스는 "샴거북은 알을 깨고 나오는 것도 힘들고, 이동이나 수영도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샴거북이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잘 크고 있다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사는 "샴거북을 구경하기 위해 매일 집으로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며 "어느 정도 자라면 거북을 잘 돌봐줄 수 있는 수족관에 샴거북을 넘겨주겠다"고 말했다.
사진=디아리오수르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