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럴의 딸 스칼렛은 36주 만에 태어난 미숙아로, 출생 당시 몸무게가 1.5kg밖에 되지 않았다. 겨우 일주일 만에 괴사성 장염(NEC)까지 얻은 스칼렛은 이후 항생제 부작용으로 청력을 상실했다. 괴사성 장염은 결장 부위 염증으로 괴사가 일어나는 질환으로 생후 1주 이내의 미숙아나 저체중아에게 많이 나타난다.
캐럴은 스칼렛의 병원 청력검사 결과를 들고 청능사(청각학자)를 찾아다녀야만 했다. 그녀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난 8개월간 아테네, 아우구스토 등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누구도 딸의 정밀검사 결과를 해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더는 지체할 수 없었던 캐럴은 애틀랜타 청각협회에 스칼렛의 보청기 제작을 의뢰했고 지난 10일 마침내 딸에게 세상의 소리를 들려줄 수 있게 됐다. 스칼렛의 언니 할리(4)는 보청기를 낀 동생을 향해 “내 동생!”하고 소리쳤고, 태어나 처음 듣는 소리에 어리둥절해 하던 스칼렛은 이내 까르르 웃으며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캐롤은 “보청기를 낀 스칼렛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 세상의 온갖 소리를 들려주었다. 아가는 내가 차 문을 닫자마자 마치 ‘엄마 방금 그 소리 들었어요?’라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매우 감동적인 경험이었으며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다”며 감격했다.
스칼렛이 태어나 처음 언니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이 담긴 영상은 현재까지 20만회에 달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