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걸어온 여성은 폭스 모녀 집에서 12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서 시드니를 발견했다고 밝혔지만, 폭스 모녀는 짖궂은 장난이라 여겼다. 로렌은 “갑자기 어떤 여자가 전화를 걸어 와 시드니가 자신과 함께 있다고 말했다”면서 “엄마와 나는 그 사람이 장난치는 줄 알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드니의 몸에 삽입된 마이크로칩에서 폭스 모녀의 집주소와 전화번호를 확인했다는 제보자의 구체적 진술에 직접 확인에 나섰다.
제보자의 집을 찾은 폭스 모녀는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 앞에는 3년 전 죽은 시드니가 주인을 알아보기라도 한 듯 울어대는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다. 샤론은 “시드니는 나를 보자마자 등을 돌돌 말고는 배를 만져달라는 듯 우는 시늉을 했다”고 놀라워했다. 그녀는 “그 고양이는 의심할 여지 없이 시드니가 확실했다. 제보자는 시드니가 야생에 오래 있어서인지 매우 사납다고 경고했지만, 시드니는 우리를 기억하고 배를 내밀었다”고 설명했다. 뜻밖의 상황에 어쩔 줄 몰라하던 두 사람은 곧장 시드니를 집으로 데려갔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3년 전 한 지역단체가 시드니와 모습이 일치하는 고양이가 차에 치어 죽었다며 폭스 모녀에게 사진까지 보내 확인시켜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들은 죽은 고양이의 마이크로칩을 확인하지 않은 채 시드니라고 단정 지었고 그대로 매립지에 버린 것으로 밝혀졌다. 로렌은 “정말 끔찍한 일이다. 당시에도 고양이를 그냥 매립지로 묻는 바람에 시신을 가져와 집에 묻어주지도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주정부는 당시 고양이의 마이크로칩을 확인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하며 “폭스 모녀에게 뜻하지 않게 상처를 준 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폭스 모녀는 “공교롭게도 시드니 역시 비슷한 시점에 사라져 우리도 죽은 고양이가 시드니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시드니가 오랜 야외 생활로 이빨이 거의 다 빠졌다. 싸움을 많이 했는지 상처도 많다. 하지만 시드니가 이렇게 살아 돌아온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제 다시는 시드니를 떠나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