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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석에서 꾸벅꾸벅… ‘졸음운항’ 자진신고한 조종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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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종석에서 낮잠을 청한 중화항공 조종사
조종석에서 꾸벅꾸벅 졸던 비행기 조종사가 자신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며 자진 신고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대만 국적 항공사 중화항공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항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중화항공 보잉747기에 탑승한 부조종사가 촬영한 30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해당 여객기의 기장인 웽 쉬자치 씨가 조종석에서 조는 모습이 담겨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당시 이 비행기는 중간 기착 중이었으며 기장은 그 사이 조종석에서 눈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웽 쉬자치 씨는 20년 경력의 베테랑 조종사로 중화항공의 선임 간부이기도 하다.

중화항공 조종사 노조는 지난 8일 무리한 장거리 운항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며 증원 요구 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회사가 경쟁력을 운운하며 항공안전은 물론 조종사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부추기고 있다고 호소했다. 전례없는 파업으로 항공기 결항이 이어지면서 중화항공은 20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결국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로 협상을 도출한 노조는 지난 15일 160시간 만에 파업을 종료했다.


그러나 노사 합의 이후 조종석에서 낮잠을 청한 조종사의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근무 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에 대해 중화항공은 데일리메일에 “해당 사건은 파업이 있기 전 촬영된 동영상으로 파업 이후 상황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비행 안전을 무시한 조종사는 적절한 처벌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또 “지침에 따르면 장거리 비행에 나서는 조종사들에게는 일정 휴식 시간이 주어진다. 그러나 좌석을 뒤로 젖히고 조종 장치에서 떨어진 상태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화항공은 해당 사건은 조종사 개인의 실수라고 일축했고 웽 쉬자치 기장 역시 자신의 불찰이라며 자진 신고해 논란을 수습했다. 하지만 조종석에서의 낮잠은 흔한 일이라며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여론과 비행 안전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난이 충돌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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