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등 현지 언론의 5일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웨스트요크셔주 리즈에 사는 토비(6)는 2017년 1월, 신경아세포종 진단을 받았다. 신경아세포종은 신경계에 기원하는 악성종양으로, 부신수질이나 교감신경절에 주로 발생한다.
이후 토비의 어머니인 스테이시 워슬리(32)는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값비싼 의료비를 모금하는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특히 평소 토비가 좋아했던 축구팀인 리즈 유나이티드FC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구단 측은 선수와 후원단체 등을 동원해 총 20만 파운드(약 3억원)의 치료비를 모금했다.
이 과정에서 토비는 꿈에 그리던 축구선수들과 만났고, 구단 측은 병마와 싸우는 어린 소년을 위해 리즈 유나이티드FC의 마스코트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했다.
토비는 빠른 진단과 치료 덕분에 2018년 7월, 골수검사에서 암이 사라졌다는 기쁜 소식을 접했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불과 3개월 후인 지난해 10월, 뇌종양 진단을 받았고 결국 지난 1월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후 기부금을 운용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웨스트요크셔 경찰 측에 따르면 워슬 리가 후원금 10만 파운드(약 1억 4900만원)를 아들의 치료비가 아닌 온라인에서 도박을 즐기는데 사용한 정황이 포착된 것.
지난 4일 열린 재판에서 워슬리는 이러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워슬리의 사취 행위가 어린 아들의 치료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아들의 치료비를 명목으로 받은 기부금을 엉뚱한 곳에 쓰인 사실만은 명백한 사실로 밝혀졌다.
다만 워슬리가 편취하고 도박에 쓴 기부금 10만 파운드는 그녀가 개인적으로 받은 기부금이었으며, 구단 측은 리즈 유나이티드FC가 전달한 기부금이 모두 토비의 치료비에 사용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워슬리는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으며, 오는 29일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