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 5월 내내 기차역 승강장에서 한 여고생의 신체 부위 등을 만지며 성추행했다. 한 달 간 이 남성의 성추행에 시달리던 소녀는 직접 성추행범을 잡기로 했고, 친구와 함께 팔을 걷어붙였다. 그러나 날쌔게 도망가는 남성을 여고생 2명이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그대로 성추행범을 놓치는 듯했다.
그때, 달아나던 성추행범이 한 남성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현장에 있던 남학생이 촬영한 당시 영상에는 계단을 통해 기차역을 빠져나가려던 성추행범이 앞에 서 있던 다른 남성 승객이 내민 발에 걸려 넘어지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 승객은 달아나는 성추행범을 무심하게 쳐다보다 살짝 발을 내밀었고, 그대로 넘어진 성추행범은 다시 일어나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하지만 곧바로 뒤쫓아온 여고생 2명에게 붙잡혀 경찰에 인계됐다.
피해 여고생은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달 동안 이 남성의 성추행에 시달렸다”면서 “더는 참을 수가 없어 친구와 함께 성추행범을 잡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상을 촬영한 남학생은 “어디선가 도망가지 말라고 소리치는 소녀들의 목소리가 들려 무심코 카메라를 켰다”면서 “중요한 증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건의 불똥은 엄한 곳으로 튀었다. 일본 현지에서는 달아나는 성추행범의 발을 걸어 검거에 일조한 중년남성이 처벌 대상인가를 두고 논의가 오가고 있다. 이에 대해 현지 법률전문가는 “성추행범의 범행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느냐에 따라 처벌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만약 범행 사실을 모른 채 발을 걸었다면 범죄로 간주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현장 영상을 볼 때 달아나는 남자가 범죄자인 것을 모르고 발을 걸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처벌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