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원숭이들은 사육사가 놓고 간 열쇠로 문을 열고 스스로 우리를 탈출했다. 동물원 측은 같은 날 오전 11시 40분경 14마리 중 2마리를 포획한 데 이어 2마리를 더 붙잡았으나 아직 나머지 원숭이 10마리의 소재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현지 경찰은 달아난 원숭이들이 마을로 내려갔을 가능성이 높다며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야쿠시마원숭이는 일본의 고유종 원숭이인 ‘일본원숭이’(일본마카크원숭이)의 아종이다. 지난해 9월 우리나라 충남 청양 칠갑산 자연휴양림에 난데없이 출몰했던 원숭이가 바로 이 일본원숭이다. 당시 인근 수목원에서 탈출했던 원숭이는 소방당국의 포획 노력에도 끈질기게 도망가다 결국 17일 만에 사살됐다.
갑작스럽게 원숭이와 마주쳤을 경우 원숭이의 눈을 계속 마주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먼저 위협하지 않는 이상 원숭이가 달려드는 일은 드물지만, 눈을 마주치고 움직일 경우 순간적으로 공격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야생 원숭이의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최근 서식지의 위협을 받은 야생 원숭이들이 민가로 내려와 사람을 위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인도에서는 원숭이의 공격으로 다치거나 사망에 이르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도 삼발 주나바이 지역의 민가에서 생후 한 달 된 영아가 달려든 원숭이 때문에 치명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원숭이는 요람에 누워 있던 아기를 습격하고 우유병을 빼앗아 달아났다. 올 들어 원숭이의 공격을 받고 사망한 사람은 삼발 지역에서만 4명에 달한다. 인도에서는 지난 5월에도 야생 원숭이의 잇단 공격으로 사상자가 늘자 성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당시 바드나와르 시민들은 야생 원숭이 때문에 9명이 다치고 1명이 사망했다며 원숭이 단속과 함께 광견병 백신의 원활한 공급을 요구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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