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물론 인도 등 다수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7일(현지시간) 발리섬 동쪽 수카와티에 있는 한 호텔에서 일가족으로 알려진 인도인 투숙객 9명이 퇴실 중 한 직원과 마찰을 빚고 말았다.
호텔방에서 여러 개의 비품이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된 이 직원이 이들 투숙객에게 가기 전 가방 검사를 요구하면서 대치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때 한 투숙객은 “비행기를 놓치면 당신이 물어내겠냐”고 해당 직원을 협박했고, 또 다른 일행은 “대신 돈을 주겠다”고 소리치며 으름장을 놨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날 트위터 등 SNS에 공유된 2분20초 분량의 영상을 보면 호텔 측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들이 투숙객들의 짐을 살펴보도록 허가하고 나서 한 경찰관과 호텔 직원이 함께 각 짐에서 호텔 비품을 확인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직원은 이내 한 투숙객의 가방을 시작으로 호텔 측 수건과 세면도구 등 비품을 줄줄이 찾아내고 좀 전까지 당당하던 한 투숙객에게 “이제 당신이 해명해 봐라”고 말한다.
그러자 한 남성이 직원에게 거듭 사과하는 목소리가 들리지만, 이 직원은 잔뜩 화가 난 모양이다.
그는 남성의 계속된 사과에 “그만하라. 이건 돈 때문이 아니다”면서 “당신들이 돈 많은 건 잘 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건 존중이 아니다”면서 “발리에 오면 존중 따윈 없이 그저 훔쳐가는 것이냐”고 대답한다.
이날 비품 도난 사건 이후 현지 경찰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당시 이들 투숙객이 가져갔던 헤어드라이어, 물비누통, 옷걸이 등 비품을 보여주는 사진을 게재하고 나서 “해당 호텔의 고객들은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해 사과했으며 가져간 물건들을 돌려주고 발견되지 않은 비품들에 대해서도 모두 보상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들 가족은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 소식에 인도 네티즌들은 문제의 가족을 대신 얼굴을 붉힌 모양이다. 트위터에 공유된 게시물에는 “같은 인도인인게 창피스럽다”, “인도 여권을 가지고 나갈 때는 우리가 국가를 대표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인도에 망신을 주는 관광객들의 여권을 취소해야 한다” 등의 혹평이 쏟아졌다.
사진=트위터, 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