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유럽 주요언론은 사고 이후 체르노빌의 출입금지구역에서 첫번째 제품이 생산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한마디로 방사능 지대에서 생산된 이 제품은 다름아닌 보드카(제품명·ATOMIK)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포츠머스대 연구팀이 만든 이 보드카의 재료는 놀랍게도 체르노빌 출입금지구역 내의 물과 곡물이다. 물론 여전히 곡물 등 재료에는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고 있지만 증류 과정을 통해 실제 제품은 안전하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
존 스미스 교수는 "이 보드카는 원전 주변 폐허 지역에서 생산된 최초의 소비재"라면서 "일반 보드카보다 오히려 방사능 물질이 적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이같은 보드카를 만든 이유는 있다. 스미스 교수는 "여전히 출입금지구역은 방사능으로 위험하지만 나머지 지역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라면서 "여전히 수천 명의 주민들이 살고있는데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버려진 땅을 이용해 무엇인가 할 수 있기를 바랬다"고 밝혔다. 이어 "보드카 판매로 얻은 이익의 75%는 지역 사회에 돌려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