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콜롬비아 군은 엘파시피코 밀림지역에서 폭격용 드론 2대를 발견했다.
이번에 발견된 드론은 대중에 인기가 높다는 시마 제품으로 2개 드론에는 각각 600g 폭탄이 설치돼 있었다. 주변에선 드론을 폭격용으로 개조하는 데 사용된 전기재료 사제폭탄을 제조할 때 사용되는 심지, 기폭장치 등이 함께 발견됐다.
군 관계자는 "에콰도르와 페루 등지에서 수입한 제품으로 확인됐다"며 "게릴라단체에게 필요한 물자가 알 수 없는 루트를 통해 공급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콜롬비아 군은 폭격용 드론을 만든 단체로 일명 '포스(FOS)'를 지목했다.
2016년 평화협정이 맺어지면서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은 무장해제했지만 일부 강경 세력은 해체에 반대하며 밀림에 숨어들었다. 이들은 수십 개 조직으로 나뉘어 게릴라전투를 벌이고 있다.
포스(FOS)는 이런 잔존 조직 중 하나다. 군이 특히 이 조직을 주목하는 건 젊은 조직이기 때문이다. 조직의 우두머리는 이제 겨우 24살 된 청년 게릴라 카를로스 란다수리. 조직을 이끌기엔 어린 나이지만 그는 유별난 폭력성, 잔악함으로 악명이 높다.
란다수리는 군에 대한 테러로 서슴지 않았다. 지난 2017년 11월 에콰도르에서 군에 폭탄테러를 감행, 28명을 다치게 한 사건도 그가 주도한 것으로 현지 수사당국은 보고 있다.
에콰도르는 테러활동을 한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지만 그는 콜롬비아로 잠입, 게릴라단체의 리더가 됐다.
군 관계자는 "아무래도 젊다 보니 드론 등 최신 기술에 민감할 것"이라며 "폭격용 드론을 만든 게 포스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폭격용 드론이 발견된 엘파시피코는 복수의 게릴라단체와 마약카르텔이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현지 언론은 "불법 무장단체와 군, 무장단체 사이의 주도권 쟁탈전이 뒤섞여 콜롬비아에서 가장 위험한 탄약고와 같은 곳"이라고 보도했다. 콜롬비아 군이 폭격용 드론의 발견으로 바짝 긴장하는 이유다.
군 관계자는 "가뜩이나 무장단체가 활개치는 곳에 폭격용 드론까지 뜬다면 군의 작전능력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며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범죄분석 전문 포털 인사이트 크라임은 "지금까지 게릴라단체가 정찰을 위해 드론을 사용하는 건 확인됐지만 폭격용은 처음"이라며 게릴라단체의 공격 수단이 대응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