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법원이 10대 소녀를 집단 성폭행한 남성들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다가 다시 구속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1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크로아티아 법원은 지난 주말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19~20세 사이 남성 5명을 모두 석방했다.
이들은 최근 1년간 15세 소녀 한 명을 반복적으로 성폭행하고 범행 영상을 보내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피의자를 모두 석방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해할 수 없는 법원 판결에 시민들은 분노했다.
인권 단체들은 법원이 성폭력에 제대로 된 대처를 하고 있지 않다며 항의했다.
언론도 “판사가 (성폭행) 피해자를 가해자에게 배달해주었다”라고 비판했다.
크로아티아의 첫 여성 대통령인 콜린다 그라바르-키타로비치 역시 “폭력에 눈감아서는 안 된다. 그것은 피해자들을 더 욕보이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여론이 들끓자 재판부는 최초 판결을 번복하고 용의자 5명을 다시 구속했다.
그러나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성난 시민들은 19일 거리로 나와 "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것도 범죄"라며 법원을 규탄했다.
크로아티아는 현행법상 성폭행 피의자에게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90% 이상이 1년 이하의 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