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베트남 언론매체 브앤익스프레스는 2016년 하계 장애인 올림픽 남자 역도 49kg급에서 베트남 역사상 패럴림픽 첫 금메달을 딴 레 반 꽁이 경매에 자신의 올림픽 금메달을 올린 사연을 전했다.
그가 큰 결단을 내린 이유는 지난 7월 간암 진단을 받은 이웃집 소녀를 위해서였다. 현재 11학년에 재학 중인 소녀는 간암 진단을 받았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에 치료비가 막막했다.
이웃에 살고 있던 레 반 꽁 씨는 소녀를 돕고자 아내와 상의를 했지만, 본인의 처지 역시 넉넉지 않았다. 그나마 집에서 가장 값어치가 나가는 것은 지난 2016년 장애인 올림픽에서 딴 금메달뿐이었다. 결국 그는 가장 소중히 여기던 금메달을 경매에 올리기로 결심했다. 경매는 이달 22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는데, 이틀 만에 3000만동(한화 152만원가량)의 제시가를 받았다.
사실상 이 금메달은 그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 이 메달을 얻기 위해 그는 하루 6시간을 꾸준히 연습했다.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 바이러스성 열병에 걸려 일주일 이상 몸을 일으킬 수 없을 지경이었다.
경기를 거의 포기할 위기에 처했지만, “절대 포기하지 말자”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모든 힘을 쏟아내 180kg를 들어 올려 금메달을 획득했다. 대회 하루 전날에는 160kg조차 들어 올릴 수 없었지만,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개인 신기록을 경신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그는 소녀에게 “질병과의 싸움에서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이 메달은 내 몸의 일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소녀를 도와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그는 1년 넘게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집에서 전자제품을 수리하는 일을 하며, 한 달 500만 동(한화 25만원)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내놓는 그의 선행에 수많은 사람들은 ‘진정한 부자’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jongsil7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