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여기는 호주] 오늘부터 영구 등반금지 - ’지구의 배꼽’ 울룰루를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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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룰루는 하루에 일곱번 색깔이 변한다. 사진=김경태 통신원

‘지구의 배꼽’ 혹은 ‘세상의 중심’으로도 불리는 호주 울룰루(Uluru)가 25일(현지시간) 오후 4시부터 영구적으로 등반금지 된다. 필자가 울룰루를 방문한 것은 벌써 10여 년 전이었다. 시드니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약 3시간 동안 붉은 사막 위를 날았다. 그 사막 한가운데에 단일 암석으로 된 바위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 울룰루의 전경. 사진=김경태 통신원

‘세상의 중심’보다는 ‘지구의 배꼽’이란 말이 더 그럴싸하다. 최고 높이 348m, 둘레길이만 9.4㎞이다. 3억 5000년 전 만해도 해도 6100m 높이였으나 풍화작용과 지반작용으로 오늘날의 높이가 되었다.

울룰루에 가면 ‘데저트 어웨이크닝'(Desert Awakening)이란 투어가 있다. 사막에서 울룰루에 떠오르는 일출을 보며 아침식사를 하는 울룰루만의 여행코스다.

▲ 데저트 어웨이크닝. 사진=김경태 통신원

태양이 떠오르기 전 동쪽하늘이 서서히 밝아온다. 20분 정도 달린 버스는 다시 저만치 구릉이 보이는 언덕 아래 멈췄다. 구릉 위로 올라가니 서서히 동쪽 하늘이 밝아오면서 주홍빛으로 물들어간다. 이윽고 해가 지평선을 넘어 햇살을 드리우며 사막이 붉게 깨어난다. 온세상이 불타오르는 느낌이다. 화성의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

▲ 해가 뜨는 울룰루의 전경. 사진=김경태 통신원

투어에서 준비한 커피를 곁들인 햄버거와 샌드위치로 아침식사를 한뒤 한시간 가량의 일출 투어를 마치고 난후 본격적으로 울룰루를 향한다.

울룰루는 하루에 일곱 번 색깔이 변한다. 본래는 철성분이 산화되면서 특유의 붉은빛을 띠는데, 아침에는 주홍빛을 오후에는 뜨거운 햇빛과 더불어 파란 하늘에 푸른빛이 감돌며 저녁에는 더욱 선명한 붉은 기운이 도드라진다. 울룰루를 오르는 입구에 도착하니 가이드가 설명을 한다.

▲ 울룰루의 아침. 사진=김경태 통신원

“울룰루는 어보리진(백인이 들어오기 전부터 호주에 살았던 원주민)의 성지로 등반은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있다. 등반을 한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등반 자제를 권한다”라고. 필자는 이 멀리까지 왔는데 등반을 안 하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들의 정신과 문화를 존중한다는 마음으로 등반을 포기했다. 울룰루 등반을 하지 않아도 울룰루 주변을 돌며 기이한 암석과 그들의 전설이 담기 성지를 도는 투어가 하루를 짧게 느껴지게 한다.

▲ 울룰루의 저녁. 사진=김경태 통신원

그간 원주민들은 “울룰루는 매우 신성한 곳으로 사람들이 뛰어노는 디즈니랜드가 아니다”면서 줄기차게 등반 금지를 당국에 요구해왔다. 특히 가파른 울룰루 등반에 도전하는 몇몇 관광객들이 오르는 도중 부상을 입거나 사망 사고까지 발생하자 지난 2017년 울룰루 일대를 관리하는 울룰루-카타추타 국립공원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등반 금지 결정을 내렸다.



지역 원주민이자 아난구족 지도자인 새미 윌슨은 “이 땅에는 법과 문화가 있다”면서 “우리는 관광객들을 환영하지만 울룰루 등반을 못하는 것은 기분 나쁜 일이 아니라 축하해야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 역시 다른 나라로 여행가서 신성한 장소나 접근이 제한된 지역이 있다면 그곳에 가지 않는다. 이는 존중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oda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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