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수능 대박을 바라옵고 비옵나이다 - 경산 갓바위

작성 2019.11.07 13:51 ㅣ 수정 2019.11.0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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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산에 위치한 갓바위는 팔공산 850m 관봉(冠峰) 정상에 위치한 석조여래좌상(보물 제 431호)을 말한다
#경산갓바위 #수능대박 #기도발

※ <보기>를 읽고 괄호 안에 들어갈 알맞은 단어를 고르시오.

(보기) 설악산 봉정암, 팔공산 갓바위, 석모도 보문사, 남해 보리암, 낙산사 홍련암, 여수 향일암, 운문사 사리암, 안성 칠장사, 영천 돌할매, 청도 운문사 사리암

(문제) “우리나라 곳곳에는 ( )이/가 잘 받는 영험(靈驗)한 곳이 많아!”

1번. 약발 2번. 구둣발 3번. 스트레스 4번. 기도발 5번. 옷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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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바위는 9세기 경에 조성된 불상으로 머리 위 두께 15cm, 지름180cm 판석이 ‘갓’모양으로 올려져 있다
당연히 정답은 ‘4번, 기도발’이다. 물론 지역이나 종교, 개인마다 보는 관점 혹은 바라는 바에 따라 ‘기도(祈禱)발’이 잘 듣고 받는 공간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사찰’을 중심으로 기도 장소는 이름난다.

이중에서도 유독 ‘시험 합격’을 바라는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이 즐겨 찾는 ‘기도발’ 좋은 곳으로는 팔공산 갓바위를 포함하여 문경새재 책바위, 의성 비봉산 적조암, 김제 성모암, 관악산 불꽃바위 등이 유명하다. 이맘때쯤이면 수능을 앞둔 수험생 학부모들의 간절함과 염원이 모여 드는 곳, 경산 팔공산 갓바위에 올라 보자.

#소원성취 #통일신라시대 #의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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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바위가 있는 암벽에 동전을 붙여서 붙으면 합격 계시가 온 것이라 믿는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경산에 위치한 ‘갓바위’는 늘상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나 학부모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특히 수능이나 공무원 시험 등 전국적인 고사(考査)가 있는 경우라면 해발 850m 팔공산 남쪽 관봉(冠峰) 정상 80평 좁은 마당은 인파로 가득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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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가 원하는 대학이나 직업을 적은 소원지. 연등 아래 부모의 간절한 염원들이 매달려 있다
갓바위가 있는 팔공산 선본사(禪本寺) 공용주차장에서 갓바위 정상까지 올라오는 길은 가히 고문수준이다. 63빌딩 계단 오르기는 준비 운동 수준이라고나 할까. 관봉(冠峰) 정상 갓바위에 빨리 올라가는 다른 요령이나 지름길은 없다. 나랏님이 아니라 옥황상제가 오셔도 묵묵히 첫 계단부터 밟고 올라야 한다.

더구나 정성을 다해야만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니 계단을 거의 기어오른다. 그래도 세상 공평하게 누구나 똑같이 자기발로 한발 한발 딛고 오르니 마음만큼은 편하다. 오체투지(五體投地)가 눈앞에서 이루어지고 삼보일배(三步一拜)가 아니라 일보일배(一步一拜)의 기적(?) 끝에 만나는 불상이 ‘갓바위’다. 갓을 쓰고 있다고 해서 갓바위인지, 아니면 요샛말로 ‘갓느님’의 ‘갓(God)'바위인지도 모를 만큼 심장은 터질 듯 다리가 흔들린다. 그래도 자녀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정성스레 새긴 ‘합격 소원지’는 구김 하나 없이 가슴에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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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를 드리는 학부모들은 자녀의 이름이나 생년월일을 적은 종이를 앞에 두고 108배를 넘어 천배, 삼천배까지 정성을 올린다
사실 ‘갓바위’는 바위가 아니라 팔공산 관봉(冠峰, 해발 850m)에 위치한 5.48m 크기의 석조여래좌상(보물 제 431호)을 말한다. 선비나 과거 급제를 한 사람이 머리에 쓴다는 ‘관(冠)’ 모양의 두께 15cm, 지름180cm 판석이 머리 위에 올려진 불상을 예로부터 그냥 '갓바위'로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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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바위에 오르는 길에는 유독 시험 합격과 관련된 엿이나 부적 등을 많이 판매한다
지금도 ‘갓바위’의 정확한 조성 연대는 확인되지 않는다. 하지만 민머리 위 상투 모양이라든지 굵고 짧은 목에 나있는 3줄 주름인 삼도(三道), 풍만하지만 경직된 얼굴, 형식화된 옷주름, 탄력성이 없는 평판적인 몸통은 전형적인 8세기의 불상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9세기 통일신라시대 불상의 투박한 특징만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선덕여왕 시절 원광법사의 수제자였던 의현대사가 어머니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는 ‘갓바위’는 누구든 ‘정성껏 빌면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전설이 지금껏 내려오고 있다. 부모에게 남은 오직 ‘한 가지 소원’은 자녀를 위해 남겨 둔다 . 갓바위 계단길은 세상에서 가장 간절한 계단길이 아닐까.

<팔공산 갓바위에 대한 방문 10문답>

1. 방문 추천 정도는?

- ★★★☆( ★ 5개 만점)

- 등산 목적으로 올라도 좋은 코스다.

2. 누구와 함께?

- 부모님들이, 시험을 앞둔 수험생, 등산을 좋아한다면

3. 가는 방법은?

- 경북 경산시 와촌면 갓바위로 699

- 첫 번째는 동화사를 지나 대구 시내버스가 들어오는 <갓바위 시설지구>에서 올라오는 방법인데 도보로 약 50분 정도가 걸린다. 두 번째는 관봉 동쪽의 선본사에서 올라오는 방법으로 승용차를 이용하는 경우나 하양에서 시내버스(803번)를 이용하는 경우 주차장에서 도보로 약 30분 정도로, 첫 번째 방법보다 좀 더 짧은 도보 시간으로 갓바위를 오를 수 있다.

4. 갓바위의 특징은?

- 시험 합격을 바라는 부모님들의 정성을 느낄 수 있다. 주로 어머님들이 많다.

5. 유명도는?

- 수능을 앞둔 11월이면 인파가 몰린다. 평소에도 사람들이 많이 오른다.

6. 갓바위 관련 다른 여행정보는?

- 공용주차장에서 도보로 일주문까지 오지 말고,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셔틀버스는 양초나 커피를 구입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다.

7. 토박이들로부터 확인한 추천 먹거리는?


- 선본사 아래에 여러 식당들이 많다. 옻닭 ‘부자백숙’, 닭백숙 ‘시골집’, 호박전 ‘솔매기식당’, 능이버섯 ‘산채식당’, 미나리삼겹살 ‘가마솥논매기’.

8. 홈페이지 주소는?

- 요금 및 운영 관련 자세한 내용은 http://www.seonbonsa.org/index.html 으로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동화사, 삼성현역사문화공원, 경산 최무선과학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오르는 길이 정말 가파르고 힘들다. 호흡곤란으로 실신하는 경우가 실제로도 많다. 갓바위가 있는 산 정상까지 오르는 것만으로도 정성은 다 한 듯하다. 한 계단, 한 계단을 오르면서 자녀가 수험준비를 하면서 느꼈던 고통을 부모님들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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