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나바라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페인 나바라의 빌라프랑카 경찰은 특별한 이유 없이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문제의 할머니를 붙잡았다.
현재 스페인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외출금지령이 내려진 상태다. 생필품이나 의약품 구입, 필수사업장 출근 등 특별한 이유 없이 외출을 하는 건 금지돼 있다.
특별한 목적이나 이유 없이 길을 활보하던 할머니는 외출금지령을 위반했다. 이게 경찰에 적발된 첫 번째 위법행위다.
경찰은 할머니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소지품을 검사하다가 두 번째 위법 행위를 발견했다. 할머니는 마약을 소지하고 있었다.
할머니가 갖고 있던 마약은 '스피드'라고 불리는 것으로 필로폰보다는 순도가 떨어지지만 가격이 저렴해 주로 주머니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계층이 선호하는 마약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할머니는 노란 종이에 싼 스피드를 여럿 주머니에 넣고 있었다.
경찰이 마약을 하느냐고 묻자 할머니는 "손녀에게 주려고 보관하고 있던 것"이라고 답했다. 경찰이 마약소지 혐의로 입건하겠다고 하자 할머니는 버럭 화를 내며 경찰에 거칠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할머니는 세 번째 위법행위를 저질렀다.
할머니는 치마를 활짝 들어 속옷만 입은 자신의 은밀한 신체부위를 경찰에 보여줬다. 그러면서 "숨긴 마약이 더 있는지 여기도 한 번 찾아봐라"고 소리쳤다.
할머니에겐 공공장소에서 외설적으로 공권력에 저항한 혐의가 추가됐다.
나바라 경찰 관계자는 "마약을 갖고 있다가 적발되면 고개를 숙이는 게 보통이지만 할머니는 달랐다"며 "경찰에 이런 식으로 항의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경찰은 할머니의 손녀를 불러 마약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문제의 할머니는 1940년생으로 올해 만 80세다.
사진=스페인 나바라 자치경찰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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