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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우주] ‘퀘이사의 쓰나미’가 은하를 파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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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공간으로 제트를 분출하는 퀘이사의 상상도. (출처: © © NASA, ESA and J. Olmsted (STScI))
-오랜 천문학의 수수께끼인 '은하의 질량 문제'에 단서

우주에 있는 거의 모든 은하의 중심에는 엄청난 양의 물질을 게걸스럽게 집어삼키는 초거대 블랙홀이 똬리를 틀고 있는데, 여기서 엄청난 양의 방사선이 방출되고 있다. 이 같은 블랙홀을 퀘이사(Quasi-stellar Object, QO/準星)라 하는데, 망원경을 통해 볼 때 별처럼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우주에서 가장 활기 넘치는 천체라 할 수 있다.

퀘이사로 유입되는 물질은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퀘이사 주위를 소용돌이 치면서, 자신의 엄청난 방사선 에너지에 의해 가열되어 우주공간으로 뻗어나간다. 은하의 소화불량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 강력한 제트 분출은 수천억의 별이나 은하계 전체가 내는 밝기를 압도하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일련의 새로운 논문에 따르면, 우주지도에 그 이름을 올린 퀘이사들이 내뿜는 방사선이 블랙홀을 가진 은하 자체를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3월 16일자(현지시간) '천체물리학 저널' 특별판에 게재된 6건의 연구에서 천문학자들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허블 우주 망원경을 사용하여 심우주에 있는 13개의 퀘이사 유출, 곧 퀘이사에서 방출되는 고속 방사선을 면멸히 관측했다.

수년에 걸친 이 조사에서 과학자들은 다양한 전자기 스펙트럼 파장에서 방사선 유출을 관찰한 결과, 퀘이사에서 분출되는 폭풍과 가스는 속도는 시속 6400만km 이상, 온도는 수십억 도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뜨겁고 빠른 가스는 퀘이사의 숙주 은하에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으며, 해일처럼 은하의 디스크를 관통하여 우주공간 멀리까지 별 형성 물질을 날려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연구자들은 발견했다. 1년 동안 한 번의 퀘이사 유출로 태양 질량의 수백 배에 이르는 물질을 우주공간으로 밀어냄으로써 새 별이 형성되는 것을 막아내는 한편, 멋진 불꽃 놀이를 연출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밝혔다.

이 발견은 우주에 대한 오랜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큰 은하가 어떤 특정한 질량에 도달하면 왜 더 이상 덩치를 키우지 않는 걸까 하는 문제는 천문학의 오랜 마스터리였다. 연구팀은 새로운 퀘이사 유출 데이터를 은하 형성 모델에 적용했을 때, 이 퀘이사 유출이 많은 은하에서 새로운 별의 탄생을 방해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뉴욕 컬럼비아 대학의 천체물리학자 제레미아 P. 오스트라이커는 성명서에서 "천체물리학의 이론가와 관측자들은 수십 년 동안 거대한 은하에서 별 형성을 차단하는 물리적 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과정의 본질은 미스터리였다"고 밝히면서 "이 퀘이사의 유출 데이터를 우리의 시뮬레이션에 집어넣으면 은하 진화 과정에서 풀리지 않았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퀘이사가 더 많은 물질을 빨아들일 때 가속되는 강력한 유출에 대한 추가 연구로 우주의 가장 활력있는 천체가 어떻게 은하계를 만들고 파괴하는지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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