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등 현지 언론의 지난달 31일 보도에 따르면 밥 웨이튼(112)은 2020년 3월 29일, 대망의 112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1908년 3월 29일 태어난 이 남성은 1918년에 시작된 스페인 독감 팬데믹 당시 바이러스에 감염돼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지만, 무사히 전염병을 이겨내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이후 아내를 만나 결혼한 웨이튼 할아버지는 3명의 자녀를 두었고, 현재는 10명의 손자와 25명의 증손자까지 보았다.
웨이튼 할아버지는 아내와 전 세계를 여행하는 것을 좋아했으며, 은퇴하기 전까지 런던의 한 대학에서 해양공학 강사로 일했다. 아내는 23년 전인 1997년 세상을 떠난 이후 웨이튼 할아버지는 지금까지 홀로 생활하고 있다.
현재 영국을 강타한 코로나19 사태 탓에 떠들썩한 생일파티를 포기해야 한 웨이튼 할아버지는 “스페인 독감 당시 수술을 받는 등 큰 위기를 겪었지만, 자가격리를 시행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자가격리까지 해야 하는 요즘 같은 바이러스(코로나19)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가) 조금 불편하지만, 어디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듯 그 상황을 또다시 받아들이면 그만”이라면서 “자가격리 중에는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기네스세계기록 협회 측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웨이튼 할아버지의 공식 기록증을 직접 전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네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웨이튼 씨를 직접 만나지 못했다. 다만 그가 사는 지역으로 공식 기록증을 보냈고 안전한 경로로 전달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편 웨이튼 할아버지 이전 ‘세계 최고령 남성’으로 알려진 일본의 와타나베 지테쓰는 향년 112세로 지난 1월 23일 세상을 떠났다.
웨이튼 할아버지는 “내가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남성이 됐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곧바로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이전 기록 보유자가 세상을 떠났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오래 살아있어서, 그리고 사는 동안 많은 친구를 만들 수 있었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