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의 몸에서 발견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파되는데 영향을 미친 매개체로 천산갑이 지목돼 왔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의 바이러스 매개체는 낙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의 매개체는 사향고양이로 알려져 있다.
캐나다 오타와대학 연구진은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의 유전자은행에 보고돼 있는 베타코로나바이러스 유전체 1252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개에게서 나온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정보가 현재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및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에서 관찰되는 것과 유사한 유전체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개 코로나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한 장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포 수용체인 ACE2를 통해 세포 안으로 진입한다. 이 수용체는 소화기관인 소장과 십이지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만들어지는 반면 폐에서는 비교적 적게 나타난다. 이는 포유류의 소화기관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시 주요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
연구를 이끈 샤쉬화 박사는 “코로나19 확진환자 중 48.5%가 소화불량 등 소화기 관련 증상을 호소했다. 이는 개 코로나바이러스의 대표적 증상인 장 질환과 유사하다”면서 “박쥐에서 나온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떠돌이 들개나 유기견의 장을 감염시켰고, 들개에서 진화한 바이러스가 이후 인간에게 전염되는 결과를 초래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마도 들개나 유기견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가진 박쥐고기를 먹은 뒤, 개의 장에서 바이러스 게놈이 진화를 거쳐 이후 인간 병원균으로 전파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분자생물학과 진화저널(Molecular Biology and Evolution) 최신호(14일자)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