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발표한 국립환경정보센터(NCEI) 3월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이 관측 역사상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할 확률은 75%, 역사상 가장 높은 온도 5위 안에 들 확률은 99.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올해 1분기 지구 평균기온은 1880년 이후 평균치인 12.3℃보다 1.15도 높았다. 이는 관측 역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한 2016년 1분기보다 불과 0.08℃ 낮은 수치다.
보고서는 2016년 당시 극심한 엘니뇨 현상으로 지구의 수은주가 치솟았었고, 지난 3월 423개월 연속으로 20세기 평균 기온을 웃도는 기록을 세웠다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에 특히 고온현상을 보인 지역은 아시아 전역 및 동유럽으로, 이들 지역의 2020년 1분기 기온은 평균치보다 4℃이상 높았다. 이밖에도 유럽 일부와 중남미도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줄줄이 갈아치웠다.
2020년이 역대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예고된 바 있다. 지난 1월, 지구의 평균 기온은 가장 더웠던 2016년의 1월에 비해 0.03℃ 높았기 때문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다드우주센터 역시 2020년이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울 확률이 60%에 달한다고 밝혔고, 영국 기상청인 멧 오피스는 해당 확률이 50% 정도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2010년대, 특히 2015년 이후 5년간 지구 기온은 기상 관측 140년 역사상 가장 기온이 높은 시기였다고 입을 모은다. 역대 기온이 높은 시기 1~5위가 모두 2010년대 후반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19사태로 봉쇄령에 처해지면서 공기오염 농도가 일시적으로 낮아지긴 했지만, 지구의 기온이 오르는 지구온난화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기후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미 수 십 년전부터 대기 중에 축적돼 온 온실가스의 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기후전문가인 카스텐 휴스테인 박사는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올해에는 조금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지구온난화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현재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GHG)의 배출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증거는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우리는 코로나19 위기를 변화의 기폭제로 삼을 수 있는 매우 드문 기회를 가지고 있다”면서 “세금이나 탄소가격제 등을 통해 대기 상황을 더욱 안정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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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