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으로 투병하는 소년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이웃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25일(현지시간) 미국 ABC ‘굿모닝아메리카’는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마을에서 특별한 생일잔치가 열렸다고 전했다.
펜실베이니아 리스포트 지역에 사는 라일리 레즈니악(8)은 2017년 4월 처음 신경모세포종 4기 진단을 받았다. 척추와 위장 등 곳곳에서 악성종양이 발견됐지만 소년은 암세포와 끈질긴 싸움을 벌였고 완치 희망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골수에 암이 재발했다.
소년의 아버지는 “16번의 화학치료와 12번의 방사선치료, 5번의 면역치료를 받았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래도 소년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아버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아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밝았다. 항암치료 때문에 머리카락이 다 빠졌지만 개의치 않는 것 같다. 삶을 사랑하는 녀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소년은 암 재발에 대해 현지언론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23일, 생일을 맞은 소년을 위해 가족과 이웃 주민은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현지언론은 이날 암 투병 중에도 의젓함을 잃지 않는 소년의 생일을 축하하려는 차들로 지역 교회 앞이 북적였다고 설명했다.
지역 경찰과 응급구조대는 물론 동호회 오토바이와 스포츠카까지 총 651대의 차량이 행진하며 소년에게 축하를 건넸다. 다른 가족과 나란히 옷을 맞춰 입고 이웃들을 맞이한 소년은 한 명 한 명에게 미소로 보답했다.
소년의 어머니는 “아들은 모든 차량에 손을 흔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웃들의 관심과 사랑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큰 선물을 받을 줄은 몰랐다. 뜻밖이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아버지 역시 “아들 인생 최고의 생일이다. 비현실적이었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소년이 앓고 있는 신경모세포종은 5세 미만 아동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소아암 중 하나다. 주로 부신과 교감신경절 분포를 따라 척추 주변에 발생한다. 다른 소아암과 마찬가지로 원인이 불명확해 예방법 또한 사실상 없는 상태다. 소년의 의사는 그러나 소년의 투병 의지가 강하다면서 회복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