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에 적발된 이들 조직은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 수입한 람부탄을 ‘희황산’으로 불리는 묽은 황산액에 담근 후 중국 전역에 유통한 혐의다. 필리핀 등 동남아지역에서 수입된 람부탄은 일반적으로 상온 보관 시 2~3일 후 검게 변하는 등 상품성이 없다는 점에서 비교적 고가에 판매되는 제품이다.
때문에 이들 조직원 10명은 대량으로 수입한 람부탄을 구멍이 난 비닐봉지에 담은 후 희황산이 담긴 박스에 최소 24시간에서 최장 48시간을 담가둔 후 유통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황산이 뭍은 람부탄은 평균 7~10일까지 외관상 붉은 색을 띈 상태로 유통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날 불법적인 방식으로 유통 기한을 조작한 조직원들의 시설물을 급습한 항저우시 치안행동부대 마호연 부장은 “대규모 냉장 시설 문을 열자 그 안에서 코를 찌르는 황산 냄새가 고약하게 났다”면서 “각각의 상자를 확인해본 결과 상자 안에는 구멍이 뚫린 비닐봉지 속에 유통을 앞둔 람부탄 1960㎏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혐의는 조직원들이 운영하는 불법 시설물 인근의 하천이 붉은 색으로 물들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람부탄의 붉은색이 황산액에 그대로 녹아들면서 인근 하천이 붉게 물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1년 동안 평균 세 차례 이상 은신처를 옮겼던 이들 조직을 수상하게 여긴 주민들이 현지 공안에 신고, 범죄 조직원 10여명이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항저우시 공안국은 후 씨를 포함한 총 10명의 조직원들은 지난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2년 동안 황산을 바른 람부탄을 중국 전역에 유통 시켰다고 밝혔다. 이들을 통해 유통된 람부탄의 양은 최소 수 백 톤, 판매 금액은 수십 억 원에 달할 것으로 관할 공안국은 짐작했다. 한편, 이날 붙잡힌 유통 조직원 후 씨를 포함 총 10명의 일당은 자신들의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후 씨의 휴대폰 내역을 조사한 공안국은 이들 일당들은 유통기한 조작 방법을 돈을 받고 팔아넘기는 등 추가 범죄에 대한 가능성이 크다고 현지 공안국은 밝혔다. 실제로 후 씨의 휴대폰 내역에는 희황산 제조 방법 및 람부탄 유통 기한 조작 방법 등을 안내하는 문자와 영상이 저장돼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후 씨를 포함한 10명의 용의자의 신상정보는 공안국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된 상태다. 해당 공안국은 관련 법규에 따라 이들에 대한 추가 여죄 여부를 수사, 엄격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