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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남성, 美 뉴욕서 인종차별 피해… “지저분한 바이러스” 폭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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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한인 남성이 인종차별 피해를 입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주 뉴욕시 퀸스에 거주하는 한인 권모씨는 베이사이드 지역의 한 편의점에 들렀다가 백인 남성에게 모욕을 당했다./사진=페이스북
미국에서 한인 남성이 인종차별 피해를 입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주 뉴욕시 퀸스에 거주하는 한인 권모씨는 베이사이드 지역의 한 편의점에 들렀다가 백인 남성에게 모욕을 당했다. 권씨는 “간식을 사러 편의점에 갔는데 정체불명의 백인 남성이 아시아계 손님들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었다”고 밝혔다.

백인 남성은 “너희들 때문에 코로나19가 퍼졌다”, “지저분한 이민자들”이라며 역겨운 인종차별을 반복했다. 분에 못이긴 권씨는 그를 불러세웠다. 그러자 성큼성큼 다가온 백인 남성은 폭언을 퍼부으며 권씨를 위협했다. 물건과 음식을 흩뿌려 매장 안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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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페이스북
권씨의 촬영 사실을 알아챈 뒤에는 더욱 거세게 폭력을 휘둘렀다. 권씨를 거칠게 잡아 밀친 후 바닥으로 내던졌고, ‘국’이라 조롱했다. ‘국’(Gook)은 동남아시안을 싸잡아 지칭하는 인종차별적 속어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북한군과 중공군을 낮잡아 부를 때 쓰였으며, 근래에는 주로 한국인을 지칭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한국의 ‘국’과 발음이 비슷한 탓이다.

정체불명 백인남성에게 봉변을 당한 권씨는 매장 직원과 함께 경찰에 신고 전화를 걸었다. 경찰은 일단 해당 사건을 ‘괴롭힘’(Harassment) 사건으로 접수만 해놓은 상태다. NYPD는 신고 접수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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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페이스북
권씨는 “당장이라도 그에게 주먹을 날리고 싶었지만, 똑같이 체포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참았다. 감옥보다는 방 안에서 화내는 편이 낫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이 제대로 주목을 받아 사법기관이 증오범죄로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백인남성을 기소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권씨가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 사실을 알리자 해당 사건을 목격했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어떤 이는 당시 백인남성이 타고 온 차량 번호를 알고 있다고 제보했으며, 다른 이는 당시 상황을 진술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또 지역 언론과 경찰, ‘아메리칸액션포럼(AAF) 등에 관심을 촉구하고 나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서양권에서는 동양계를 겨냥한 증오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아시아퍼시픽정책기획위원회(A3PCON)와 긍정행동을 위한 중국인(CAA) 데이터를 종합하면 5월 17일 현재까지 미전역에서 1710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이 중 한국계 피해는 17%에 달한다.

지난 3월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도 한인 여학생이 “바이러스”라는 모욕과 함께 폭행을 당해 뉴욕주지사까지 나서 철저한 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같은 달 27일에는 텍사스의 한 대학에서 한인 유학생이 백인 남학생에게 총기 위협을 당해 논란이 일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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