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방송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주 시애틀터코마국제공항에서 일리노이주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알래스카항공 422편 여객기 안에서 이륙 20분 만에 한 승객이 다른 모든 승객을 죽이겠다고 위협하는 사건이 일어나 해당 항공편은 긴급 회항했다.
알래스카항공은 해당 항공편은 이날 오후 11시15분쯤 이륙했으며 사건은 20분쯤 뒤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날 한 승객이 촬영한 당시 사건 영상에는 마스크를 쓴 문제의 남성이 객실 통로에서 “예수가 흑인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 비행기의 모든 사람을 죽이겠다”고 소리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해당 남성은 또 두려움에 떠는 승객들 사이로 걸어가는 동안 “받아들여라”, “예수의 이름으로 죽어라”고 여러 차례 외쳤다.
문제의 남성이 다른 승객들에게 위협을 가했을 때 기체는 고도를 높이고 있었다. 이에 대해 항공사 대변인은 “기체가 상승하는 동안 남성은 극도로 적대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남성의 위협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당시 객실에는 경찰관 1명이 탑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복 차림의 이 경찰관은 다른 두 명의 승객과 함께 문제의 남성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고 객실 승무원 1명이 케이블타이처럼 생긴 포박용 끈을 가져와 이 남성의 손을 묶었다.
영상에는 문제의 남성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한 남성이 바닥에 그대로 있으라고 소리치거나 또 다른 남성이 다른 승객들을 향해 모든 것이 괜찮아질 것이라며 안심시키는 말소리도 기록됐다.
이후 객실에는 가장 가까운 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할 것이라는 방송이 나왔다.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해당 항공편은 출발지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문제의 남성은 비상 착륙 뒤 시애틀 공항경찰에 인계돼 기내에서 내렸다. 그는 킹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됐으며 수사에 협조적이지만 범행 동기는 분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는 제압될 당시 부상을 입지 않았고 같은 비행기에 탔던 어떤 승객도 신체적으로 다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NBC킹5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