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현재 자가격리 중인 대통령 궁 밖으로 몰려든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문제는 이들을 향한 그의 행동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논란의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트로피처럼 들어올렸다. 또한 이 과정에서 마스크를 벗고 지지자들을 향해 발언하기도 했다. 특히 대통령과 지지자들 사이에는 일정 거리가 떨어져 있었으나 수많은 지지자들은 빽빽히 모여있다. 사실상 코로나 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우려되는 대목.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말라리아약 클로로퀸의 유사 약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효과를 극착한 사실이 알려져 유명해졌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안전성을 우려해 코로나19 치료제 실험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배제한 바 있으며 심지어 18일 브라질 전염병학회(SBI)도 코로나19 치료의 모든 단계에서 이 약물을 사용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문제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확고한 믿음이다. 지난 9일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먹었는데 몸 상태가 좋다. 여러분도 나처럼 하기를 권한다”면서 “여러분에게도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것이며 내가 증거”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코로나19를 가벼운 감기로 치부하며 미온적으로 방역에 대처해 온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7일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알리는 생방송 인터뷰 도중에도 마스크를 벗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자신감에도 브라질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은 악화일로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21일 기준 브라질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210만명을 넘어섰으며 사망자도 8만명을 넘어섰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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