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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잼 사이언스] 공룡도 물어뜯는다…고대 악어 ‘푸루사우루스’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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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300만 년 전인 마이오세(Miocene) 시기 아마존 습지에는 공룡도 공격할 수 있을 만큼 거대한 악어인 푸루사우루스 브라질리엔시스(Purussaurus brasiliensis)가 살았다. 푸루사우루스는 역사상 가장 큰 악어 가운데 하나로 백악기에 실제 공룡을 잡아먹었던 데이노수쿠스(Deinosuchus) 보다 약간 작은 크기다. 푸루사우루스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보다 크진 않았지만, 무는 힘은 두 배나 강해 당시 살았던 모든 대형 동물을 사냥할 수 있었다. 푸루사우루스가 물속에 숨어 있다가 갑작스럽게 사냥감을 기습하면 설령 공룡이라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 페루와 아르헨티나 과학자들은 실제 푸루사우루스가 무시무시한 사냥꾼이라는 증거를 발견했다. 마이오세 중기 남아메리카 대륙에는 공룡은 없었지만, 하마보다 더 큰 나무늘보를 비롯해 다양한 대형 포유류가 서식했다. 연구팀은 2004년 아마존 강의 지류 중 하나인 나포 강 인근에서 발견한 고대 나무늘보의 화석을 연구했다. 이 화석은 거대 나무늘보의 일종인 슈도프레포테리움(Pseudoprepotherium)의 정강이뼈로 46개나 되는 구멍이 나 있었다. 이 구멍은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라 악어에 물린 상처였다. 연구팀은 당시 아마존 습지에 살았던 여러 악어의 이빨 화석을 비교해 이 구멍의 주인공을 찾았다. 그 결과 이빨의 형태나 크기로 봤을 때 아직 다 자라지 않은 푸루사우루스의 이빨 자국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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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나무늘보의 뒷다리를 물었던 푸루사우루스의 몸길이는 4m 정도로 추정된다. 푸루사우루스가 10m급 거대 악어인 점을 생각하면 아직 어린 개체지만, 몸길이 수 미터에 달하는 사냥감을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크기다. 슈도프레포테리움은 아마도 물을 마시러 왔거나 혹은 물가 주변의 식물을 먹기 위해 왔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여러 개의 이빨 자국과 치유된 흔적이 없는 것으로 봤을 때 화석의 주인공은 이 공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푸루사우루스는 현대 악어와 비슷하게 먹이의 다리를 물어 물속으로 끌고 간 후 익사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이후 물속의 다른 악어와 함께 만찬을 즐겼을 것이다. 이번 연구는 당시 최상위 포식자였던 푸루사우루스가 어떤 방법으로 먹이를 사냥했는지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다. 비록 비명횡사한 슈도프레포테리움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이 화석 덕분에 과학자들은 당시 생태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찾은 셈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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