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 천체물리학자 데니스 비다 박사는 2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협정세계시(UTC) 기준으로 22일 오전 3시 53분쯤 독일 북부와 네덜란드 상공에서 어스그레이저(Earth-grazer)로 불리는 유성이 관측 카메라에 목격됐다면서 유성은 다시 우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어스그레이징 유성(Earth-grazing fireball)으로도 불리는 이 유성은 지구 대기권으로 접근했다가 우주로 되돌아가는 매우 밝은 유성을 만드는 유성체로 알려졌다. 쉽게 말해 지구를 스쳐가는 유성인 것이다.
이날 비다 박사가 트윗에 게시한 GIF 이미지는 어스그레이징 유성이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유성 양측 흰색 곡선은 이동 궤적을 보기 쉽게 나타낸 것인데 이 천체가 거의 수평으로 이동하다가 호를 그리듯 우주로 돌아간 것을 알 수 있다.
비다 박사에 따르면, 유성은 초속 34.1㎞(시속 12만2760㎞)의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했으며 열권에 해당하는 고도 약 91㎞의 영역까지 왔다가 튀기어 우주로 되돌아갔다.
목성족 궤도에 있던 유성은 대기권을 지나는 동안 속도와 질량이 변할 수밖에 없으므로 다시 대기 밖으로 나갈 때 궤도는 그전과 상당히 달라졌을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어스그레이징 유성이 물수제비를 뜰 때 나타나는 현상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유성이 이번 사례처럼 입사각이 극히 낮은 상태에서 대기권에 진입하면 둥글고 얄팍한 돌을 물 위에 튀기어 가게 던졌을 때와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참고로 어스그레이징 유성이 대기권에서 튕겨 나갔다고 해서 반드시 우주 공간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대기권에서 튈 때 그 속도가 줄면서 손상이 적은 파편은 지구로 낙하해 운석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운석이 떨어졌다는 보고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데니스 비다/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