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에서 새벽에 토막시신이 담긴 핸드카트를 끌고 홀로 길을 걷던 남자가 불심검문에 걸려 체포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남자가 검문에 걸린 건 2일 새벽 3시쯤(이하 현지시간). 내용물을 알 수 없는 검은 비닐봉투 여럿을 핸드카트에 싣고 길을 걷던 문제의 남자는 사거리에서 모퉁이를 돌면서 비닐봉투 한 개를 길에 떨어뜨렸다.
때마침 이 광경을 목격한 경찰이 다가가 검은 비닐봉투에 담긴 내용물이 뭐냐고 물었지만 남자는 선뜻 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남자는 경찰이 내용물을 확인하겠다고 하자 마지못해 비닐봉투를 열었다. 경찰은 비닐봉투에 담긴 걸 보고 경악했다. 봉투엔 토막난 시신의 일부가 담겨 있었다.
새벽시간에 발생한 긴급상황. 몰려든 경찰이 남자를 긴급체포하고 내용물을 모두 확인해 보니 남자가 운반하던 시신은 2구였다. 경찰은 "토막난 시신 2구가 검정색 비닐봉투에 나뉘어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연행된 남자는 경찰조사에서 자신이 범죄조직 '테피토 연합'의 조직원이라고 털어놨다. 테피토 연합은 '안티 우니온'과 함께 멕시코시티에서 가장 위험한 범죄단체 중 하나로 꼽힌다. 경찰은 조직이 담력을 키우기 위해 새벽시간에 토막시신을 운반하는 훈련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익명의 관계자는 "조직원들의 담력을 키우기 위해 조직은 엽기적 훈련을 받도록 하곤 한다"며 "검거된 남자도 이런 훈련을 받고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담력 키우기 목적이 아니라면 토막시신을 그토록 허술하게 운반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남자는 그러나 이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어 추가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남자는 범죄단체 조직원이라는 사실 외에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경찰은 "남자의 동선을 확인하기 위해 CCTV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치안이 불안한 멕시코에선 토막살인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앞서 지난달 23일 멕시코 오악사카에선 토막시신 2구가 발견됐다. 토막난 시신은 실종된 택시기사들이었던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