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보면 다 같아 보이는 곰의 얼굴을 구분해내고 인식하는 새로운 얼굴인식기술이 등장했다.
CNN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빅포리아대학의 박사후 연구원이자 곰 전문 생물학자인 멜라니 클래펌은 실리콘밸리 출신의 기술자들과 함께 회색곰의 얼굴을 인식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곰의 얼굴을 각각 인식할 수 있으며 이 기술은 동물, 특히 곰의 서식환경을 따라 추적하고 관찰하는데 훨씬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반적으로 과학자들은 야생동물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동물의 피부에 칩을 이식하는데, 이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것보다 비용이 비싸고 수명은 짧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연구진은 캐나다와 알래스카 지역을 자주 찾는 곰의 사진 약 5000장을 수집하고 이를 통해 데이터를 만든 뒤, 소프트웨어가 특정 곰의 얼굴을 식별할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
특히 특정 곰이 민가로 내려와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농장의 동물 등을 공격하는 사례가 잦은 캐나다에서는 각각의 곰을 개별적으로 추적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동물에게 얼굴인식 소프트웨어를 적용시키기 위한 연구는 세계 곳곳에서 시도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미국 캔자스주의 한 농장은 젖소의 얼굴을 개별적으로 분류해내는 얼굴인식 기술로 보다 더 효율적으로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기술이 적용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젖소의 사진을 찍어두면, 각각의 젖소가 움직이는 범위를 GPS 좌표로 확인할 수 있고, 이러한 정보는 데이터베이스로 저장돼 젖소의 특징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받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관리가 동물의 질병을 관리하는데도 유용하다고 입을 모은다. 캔자스주 농장주는 “동물 얼굴인식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병에 걸린 동물을 추적하고 병의 출처를 찾는 일, 검역 및 접촉한 다른 동물을 찾는 일 등이 수월해진다”면서 “우리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대처하는 모든 과정을 동물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