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베트남

[여기는 베트남] 세상 떠난 어린 주인 무덤을 3년 간 지킨 반려견의 사연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확대보기
어린 주인이 세상을 떠난 지 어언 3년, 하지만 오늘도 여전히 주인의 무덤에서 온종일 시간을 보내는 충견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베트남 언론 VN익스프레스는 23일 올해 5살이 된 강아지 미노의 사연을 전했다. 3년 전 베트남 남부 롱안성 웃의 집에 입양된 미노는 첫날부터 걸음마도 떼지 못한 어린 끼엣을 가장 좋아했다.

끼엣 또한 강아지와 노는 것을 가장 즐거워했다. 하지만 1년 뒤 끼엣은 불의의 사고로 숨을 거두었다. 가족들은 집 뒤에 끼엣의 무덤을 마련했다. 이때부터였다. 미노는 이른 아침부터 해가 저무는 저녁까지 끼엣의 무덤 위에 올라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끼엣의 할머니는 “강아지가 무덤 위에 올라앉아 있는 게 보기 좋지 않아서 여러 차례 강아지를 다른 곳으로 데려다 놓았지만, 잠시 뒤면 다시 무덤 위에 올라가 있었다”면서 “강아지에게 소리도 치고 야단을 쳐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확대보기
결국 한 달이 넘도록 강아지를 어르고 달래도 소용이 없음을 안 가족들은 그냥 미노가 원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가족들 모두 미노와 끼엣이 매우 특별한 관계라는 것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었던 셈이다.

미노는 하루 중 유일하게 정오 경이면 딱 한 번 무덤 위에서 내려왔다. 한낮의 작렬하는 태양으로 묘비가 뜨거워질 때면 그곳에 머물 방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가지 더욱 신기한 점은 맛있는 과일이나 빵이 생기면 먹지 않고 끼엣의 무덤에 가져다 두는 것이었다.

이웃 주민들도 “미노는 춥거나 덥거나 비가 오나 태양이 쨍쨍하나 변함없이 끼엣의 무덤에서 종일 시간을 보낸다”고 전했다. 또한 미노는 여느 강아지와 달리 매우 조용하고 똑똑한 강아지라고 덧붙였다.


영특하고 충실한 미노의 사연이 알려지자, 누군가 돈을 보내와 무덤 위에 튼튼한 지붕을 만들 수 있도록 돈을 보내왔다. 미노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3년이 흐르면서 끼엣의 가족들은 미노를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였다. 끼엣의 할머니는“처음에는 동물이 이처럼 인간을 향해 절절한 감정을 느낄 수 있으리라곤 생각치 못했다”면서 “죽을 때까지 미노를 누구에게도 팔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서울EN 연예 핫이슈

추천! 인기기사
  • 수십 년 동안 문이나 괴던 돌 알고보니 15억원 가치 ‘호박
  • 타이어에 덮힌 러 전략폭격기…이유는 미사일 ‘어리둥절’
  • “중국인이다”…아기에 뜨거운 물 붓고 도주한 男 신상 공개
  • 15살 소년, 수년간 ‘연쇄 강간’ 저지른 이유…“5살 피해
  • 5년 뒤 지구로 돌진하는 초대형 소행성, 충돌 예측 결과 공
  • 최대 길이 8m…심해 3300m서 초희귀 ‘빅핀 오징어’ 포
  • 우크라 포로를 ‘칼’로 처형한 러軍…의미심장한 메시지 남겼다
  • 종 다른 원숭이끼리 교배→잡종 탄생 최초 확인…“위험한 신호
  • “빨리 날 죽여줬으면”…러軍, 항복한 자국 병사들에 무차별
  • (속보)“지하 벙커에 숨은 헤즈볼라 새 수장 노렸다”…레바논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곽태헌 · 편집인 : 김성수
    •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