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타주 토지관리국은 이날 공식 성명에서 “모노리스(Monolith)라 불리는 불법 설치 구조물이 공유지에서 철거됐다는 믿을 만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토지관리국은 27일 저녁 개인 혹은 단체가 구조물을 철거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유재산 관련 문제라 더 이상 관련 조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3m 높이 금속 기둥은 유타주 야생동물관리국이 현장 조사 중 우연히 발견했다. 당시 헬기를 타고 사막을 둘러보다 기둥을 발견한 조종사 브렛 허친스는 “수년간 비행하며 본 것 중 가장 이상했다”고 말했다.
깊숙한 사막 한가운데 신비롭게 꽂혀 있는 금속 기둥에 그 정체를 둘러싼 루머도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외계인이 설치한 순간이동장치일 것이라는 음모론이 나돌았다. 1968년 개봉한 SF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속 모노리스와 유사하다 하여 ‘유타 모노리스’라는 이름도 붙었다. 네티즌들은 위성 이미지 분석을 통해 2015년 8월 지도에는 없었던 금속 기둥이 2016년 10월에는 관측됐다며 설치 시점을 추론해 냈다.
유타주 당국이 조난 사고를 우려해 정확한 위치를 공개하지 않았음에도 기념사진을 찍기 위한 인파가 몰리는 소동도 있었다. 유타주에 사는 미 육군 장교 출신 데이비드 서버(33)는 금속 기둥 발견 소식이 전해진 지 불과 48시간 만에 기둥을 찾은 첫 번째 관광객이 됐다.
베일에 싸인 금속 기둥의 정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유명작가의 숨겨진 작품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작품 경향이 2011년 사망한 조각가 존 매크레켄의 것과 비슷하다는 추측이었다.
이처럼 국제적 관심을 모은 금속 기둥은 27일 정체 모를 누군가의 철거로 의문만 남긴 채 증발했다. 목격자는 “누군가 트럭 뒤에 금속 기둥으로 보이는 물건을 싣고 갔다”고 말했다. 폭스뉴스는 금속 기둥을 보러 갔다 실망한 관광객들이 기둥이 있던 자리에 돌을 쌓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고 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