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나콘나욕의 한 산업단지에서 유기견 한 마리가 아스팔트 폐기물에 빠졌다. 헤어나오려고 몸부림칠수록 유기견의 몸은 끈적거리는 아스팔트 타르에 더욱 깊숙이 가라앉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몸이 반 이상 잠겨 한쪽 눈과 입만 겨우 내밀고 숨을 헐떡이던 유기견은 인근 카페 주인이 발견해 겨우 목숨을 건졌다.
구조 작업에는 2시간가량이 소요됐다. 애초 인근 공장 근로자들이 개를 구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유기견을 맨 처음 발견한 카페 주인 수파트라 바이스리(30)도 “개를 건지려 막대기를 들이밀어봤지만 소용없었다. 아스팔드 타르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잘못하면 나도 빠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신고를 받은 긴급구조대가 굴착기를 동원하고 나서야 유기견을 건질 수 있었다. 수의사들은 유기견의 털과 가죽이 최대한 손상되지 않도록 휘발유 일종인 벤진으로 일일이 타르덩어리를 닦아내야 했다.
유기견이 빠진 아스팔트 폐기물은 근로자들이 산업단지 인근 도로를 보수하는 데 사용하고 아무렇게나 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센터 관계자는 “폐기물 처리에 훨씬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번처럼 동물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목격자가 없었더라면 아마 유기견은 이미 죽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페 주인은 “구조된 유기견이 공장 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왼쪽 다리가 부러진 전력이 있다. 그래도 언제나 쾌활하고 붙임성 좋아 챙겨주곤 했는데 정말 큰일이 날 뻔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말리라는 이름이 붙은 유기견은 현재 동물센터에서 치료를 받으며 안정을 취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