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카훌루이 주민 클로에 마리노 집에 낯선 손님이 찾아왔다. 자전거를 타고 먼 길을 달려온 이는 다름 아닌 식료품점 보안요원 아이나 타운센드(22)였다. 타운센드는 불쑥 마리노의 지갑을 내밀었다.
마리노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처음에는 깜짝 놀랐다. 지갑을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지갑 안에는 현금과 신분증 등이 모두 그대로였다. 전혀 모르는 사람을 위해 길을 나섰다니 정말 놀라웠다”고 설명했다.
경비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교대 근무를 마치고 자전거로 5km를 달렸다. 오르막길이 많아 1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예전에 지갑을 잃어버린 적이 있었는데 정말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젊은 경비원의 사심 없는 친절에 깊은 감명을 받은 마리노 부부와 지역 주민들은 보답할 방법을 궁리했다. 그리고 얼마 후 마리노의 친구 한 명이 기발한 방법을 떠올렸다. 자가용이 없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경비원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자동차를 사주자는 제안이었다.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서 모금도 시작했다. 현재까지 2만3700달러(약 2630만 원)가 모였다.
마리노 친구 그레그 고젯은 “(경비원은) 모두가 알아야 할 사람”이라면서 “열심히 일해온 만큼 (선물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늘어놓았다.
지역 주민들이 자동차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경비원은 “슈퍼볼 우승이나 마찬가지”라며 어쩔 줄을 몰랐다. 그는 “편리한 교통수단이 생긴다는 것 이상이다. 내가 이제 가족의 생계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자신이 큰일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