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새해맞이 연설을 하는 도중 기술적 결함으로 얼굴이 절반만 비춰지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타스 통신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자정, 시차상 러시아 극동 캄차카주에서 가장 먼저 방영된 신년 맞이 텔레비전 연설을 진행했다.
해당 연설은 6분 분량으로 크렘린궁에서 사전 녹화됐으며, 각 지역 방송국을 통해 방송됐다.
문제는 서부 칼리닌그라드지역에서 발생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얼굴 정중앙이 아닌 입 부분부터 상체까지만 등장하는 푸틴 대통령의 모습이 등장하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방송사고 직후 푸틴 대통령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연설을 이어갔지만, 방송사 측은 문제를 깨달은 이후 방송을 중단하고 음악으로 잠시 대체했다. 현지 방송사는 정치적인 항의의 뜻은 없었으며 단순한 기술적 결함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시청자들에게 “관련자들에게 방송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며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방송국은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사과의 뜻을 밝히지는 않았다. 푸틴 대통령 직전에 방영된 칼리닌그라드 지역 총재의 새해 연설은 사고없이 무사히 방영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해당 방송사고 이후 문제의 방송국 대표를 포함한 고위직들이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처벌의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설은 푸틴 대통령의 새해 연설 중 가장 분량이 긴 것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시련은 반드시 지나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고난 앞에서 물러서지 말고 향후 러시아의 성공에 기반이 될 공동체를 돌보고 자신에 대한 신념을 가지는 것이 현재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방송사고가 발생한 서부 칼리닌그라드는 모스크바보다 한 시간 늦게, 그리고 러시아에서 마지막으로 푸틴의 연설이 방영된 지역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