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어부 압둘라 페로(48)는 지난 20일 로테섬 누사틍가라티무르 해안으로 조업을 나갔다. 트롤어선을 타고 깊은 바다로 간 그는 그물을 내리고 몇 시간 후, 잡힌 물고기가 있는지 확인하려 해변으로 돌아왔다. 그물에는 커다란 상어 한 마리가 걸려 있었다. 어부는 상어를 작은 배로 옮겨 싣고 집으로 가 잠을 청했다.
이튿날 죽은 상어를 손질하던 그는 상어가 임신 중인 걸 발견했다. 배를 갈라보니 상어 새끼 3마리가 들어 있었다. 상어를 꺼낸 그는 이윽고 전에 보지 못한 생김새에 적잖이 당황했다. 어부는 “새끼 중 두 마리는 정상이었는데, 다른 한 마리는 사람 얼굴을 하고 있었다. 너무 놀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통은 그렇게 생기지 않았다. 평생 고기를 잡았지만 이런 건 처음 본다”고 설명했다.
어부 말대로 상어 배 속에서 꺼낸 새끼는 동그란 눈과 뭉툭한 코, 옆으로 벌어진 입이 영락없는 사람의 형상이었다. 어딘가 모르게 애니메이션 ‘상어 가족’의 아기 상어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어미를 쏙 빼닮은 다른 두 마리와 달리 한 마리만 사람 얼굴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부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평생 물고기 낚는 일을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사람 닮은 상어가 나타났다는 소식에 마을은 들썩였다. 상어 얼굴 한 번 보겠다고 너도나도 어부 집으로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방정부 관리와 경찰, 해군도 방문해 상어를 직접 관찰했다. 이웃 몇몇은 새끼 상어를 사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어부는 상어를 팔지 않기로 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상어를 사고 싶어 하지만 내가 보호하려 한다. ‘인간 상어’가 내게 행운을 가져다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어미와 다른 새끼 상어가 어떻게 처리됐는지, 또 상어의 종은 무엇인지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해에도 돌연변이 새끼 상어가 발견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난해 10월 몰루카제도 말루쿠주의 한 어부가 발견한 새끼 상어는 온몸이 우윳빛 흰색인 알비노이면서 동시에 눈이 하나밖에 없는 돌연변이였다. 현지언론은 눈이 하나밖에 없는 선천성 기형 ‘단안증’일 것으로 추측했다. 역시 그물에 걸려 죽은 어미 상어 배 속에 있었던 새끼는 이후 지역 해양수산부로 인계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