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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외출 못 해, 감금생활”…LA 거주 한국계 노인들, 공포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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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내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끔찍한 증오범죄가 이어지는 가운데, 로스앤젤레스(이하 LA)에 거주하는 한인들도 증오범죄의 위협에 공포를 느끼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123rf.com
미국 내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끔찍한 증오범죄가 이어지는 가운데, 로스앤젤레스(이하 LA)에 거주하는 한인들도 증오범죄의 위협에 공포를 느끼고 있다.

지난 20일 AP통신에 따르면 LA에 거주하는 85세 김 씨(남)는 “요새 집 밖으로 거의 나서지 않는다. 집 밖으로 나가더라도 ‘호루라기’를 꼭 챙긴다. 그래야 공격을 당하면 도움을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금된 것처럼 온종일 집에서 절대 나가지 않는다. 산책은 생각도 못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한국계 미국인인 김 씨(여, 74세) 역시 “(증오범죄가 심해진 뒤) 교외에 있는 딸의 집에서 머물고 있다. 딸이 데리러 올 때까지는 외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ABC 방송은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가 급증하면서 두려움에 떠는 아시아 노인들의 일상 생활이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지난 3월 애틀랜타 지역에서 한국계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숨진 총격 사건을 예로 들었다.

더불어 해당 언론은 1990년대 초반 당시 한국계 미국인이 현지에서 증오범죄의 대상이 됐던 사례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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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인 혐오범죄 멈춰라” - 3월 1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영 아시안 마사지’숍 앞에서 아시안·히스패닉 연대 단체 회원들이 “아시아인 혐오범죄를 멈춰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전날 백인 남성 로버트 에런 롱이 스파숍 등 3곳에서 총기를 발사해 한국계 여성 4명 등 총 8명이 숨진 사건에 미국 사회 전체가 추모와 연대의 메시지를 내고 애도했다.애틀랜타 AP 연합뉴스
일명 ‘로드니 킹’이라고 불리는 사건은 1992년 당시 LA에서 가장 파괴적인 폭동사태를 촉발했었다. 흑인 로드니 킹을 강경 진압한 백인 경찰관이 무죄 판결을 받은 것에 항의해 대규모 흑인 폭동이 일어났고, 당시 LA코리아타운은 이 폭동으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하나였다.

1992년 LA 남부에서 시작돼 코리아타운까지 이어진 방화와 약탈로 LA코리아타운에는 1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1992년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해당 지역에 주방위군이 투입되기도 했다.


언제 증오범죄의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인종차별 및 증오범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집 밖으로 나서는 한인도 있다.

타 지역에 거주하는 이 씨(여, 76세)는 최근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를 반대하는 시위에 참석하기 위해 LA 코리아타운을 방문했다. 이 씨는 AP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단합해야 한다. 아시아계를 향한 공격이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 일은 나 또는 내 가족에게 언젠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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