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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남미] 코로나 탓에 끊겼던 세계유산…잉카제국 밧줄다리 복구

작성 2021.06.21 09:16 ㅣ 수정 2021.06.2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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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를 꼬아 만든 500년 역사의 밧줄 다리가 끊어진 지 3개월 만에 완전하게 복구됐다. 페루 언론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보수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지난 3월 붕괴된 케스와차카 밧줄 다리의 복구가 완료돼 18일(현지시간)부터 이용이 가능해졌다"고 보도했다.

쿠스코 주지사 지 포 베나벤테는 "안데스 잉카의 정체성이 되살아났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팬데믹으로 인해 끊어졌던 밧줄 다리가 복구된 건 우리가 팬데믹에서 서서히 탈출하고 있다는 뜻도 된다"고 말했다.

복구에는 케스와차카 밧줄 다리 인근 잉카의 후손들이 거주하는 공동체에서 남녀 1000여 명이 차출돼 작업에 투입됐다. 대규모로 일손이 달라붙었지만 복구에는 꼬박 3일이 걸렸다. 밧줄 다리를 놓는 게 종교적 의식처럼 진행된 때문이다. 해마다 5~6월 실시된 보수관리가 지난해 생략된 것도 의식 거행이 병행되는 특징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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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스코 지방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지난해 케스와차카 밧줄 다리의 보수관리를 생략했다. 해발 3700m 페루 케우에 지역에 설치돼 있는 케스와차카 밧줄 다리는 잉카의 공학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유적으로 유명하다. 밧줄 다리는 고정 장치 등을 사용하지 않고 새끼줄만 엮어 만든 시설이다.

현지어로 '이추'라는 식물을 꼬아 만든 새끼줄로만 만든 밧줄 다리의 길이는 29m, 아푸리마크 강 위로 띄워져 있다. 과거 '차파크 난'이라고 불리는 '잉카 길'의 한 구간이었다.

당시 잉카제국은 '잉카 길'을 놓으면서 새끼줄로 만든 밧줄 다리 여럿을 놓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존하는 밧줄 다리는 케스와차카가 유일하다. 케스와차카는 잉카 제국 때 다방면에서 남녀 협업이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유적이기도 하다.

이추를 꼬아 새끼줄을 만드는 건 여자들, 새끼줄을 띄워 다리를 놓는 건 남자들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복구작업을 담당한 잉카 원주민 공동체는 이번에도 성별에 따른 역할 분담을 유지하면서 다리를 복구했다.


쿠스코 당국은 "강을 낀 계곡을 연결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밧줄 다리에 담겨 있다"며 "잉카의 문화를 과거에서 현재로 연결한다는 면에서 의미가 각별하다"고 말했다. 2013년 유네스코가 케스와차카 밧줄 다리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것도 이런 역사적 의미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사진=쿠스코 지방정부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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