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트럼프, SNL 정치 풍자에 법무부 동원해 보복 시도”

작성 2021.06.23 13:28 ㅣ 수정 2021.06.2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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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L의 트럼프 풍자는 2016년 10월 처음 등장했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 알렉 볼드윈이 트럼프 특징을 강조한 분장과 말투로 큰 관심을 받았으며, 당시 SNL 시청률은 6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권한 남용 정황이 추가로 포착됐다. 22일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최고 사법기관을 동원해 정치 풍자 코미디를 응징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인용된 데일리비스트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초, NBC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와 ABC ‘지미 키멜 라이브’의 진행자 지미 키멜을 지목해 조사를 지시했다. 법무부(DOJ)와 연방통신위원회(FCC)를 동원해 처벌이 가능한지 알아보라고 백악관 고문과 변호사들을 압박했다.

트럼프는 SNL과 지미 키멜을 처벌할 법적 근거를 찾아보라고 참모들을 들볶았다. 소식통이 “솔직히 걱정보다 짜증이 앞섰다”고 전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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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SNL과 지미 키멜을 처벌할 법적 근거를 찾아보라고 참모들을 들볶았다. 소식통이 “솔직히 걱정보다 짜증이 앞섰다”고 전했을 정도다. 시기적으로는 2019년 3월 SNL 재방송을 시청한 트럼프가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와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이것을 조사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는 분노의 트윗을 날렸던 때와 맞물린다.
시기적으로는 2019년 3월 SNL 재방송을 시청한 트럼프가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와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이것을 조사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는 분노의 트윗을 날렸던 때와 맞물린다. 그가 본 방송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이 세상의 모습은 어떻게 달랐을까’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물론 트럼프의 보복은 실패로 돌아갔다. 참모들은 풍자를 심판할 법적 근거는 없다, 법무부가 이런 일을 수사하는 기관이 아니라고 거듭 충고했다.


트럼프는 눈엣가시 같은 ‘반 트럼프’ 코미디를 응징할 수 없다는 사실에 크게 실망하면서도, 끝까지 “다른 조치를 취할 수는 없느냐”고 반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모들은 결국 “한 번 찾아보겠다, 조사해보겠다”고 수습했다. 하지만 참모들이 진짜로 SNL과 지미 키멜을 처벌할 법적 근거를 찾거나, 프로그램을 상대로 실제 조사를 벌인 일은 없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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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L의 트럼프 풍자는 2016년 10월 처음 등장했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 알렉 볼드윈이 트럼프 특징을 강조한 분장과 말투로 큰 관심을 받았으며, 당시 SNL 시청률은 6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트럼프 희화화’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볼드윈은 2017년 ‘방송계의 아카데미’ 에미상 시상식에서 코미디 부문 남우 조연상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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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과 대중의 지원사격 속에 SNL은 이후로도 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불거진 ‘뒷담화 동영상’ 등을 다루며 신랄한 풍자를 이어갔다.
SNL의 트럼프 풍자는 2016년 10월 처음 등장했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 알렉 볼드윈이 트럼프 특징을 강조한 분장과 말투로 큰 관심을 받았으며, 당시 SNL 시청률은 6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트럼프 희화화’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볼드윈은 2017년 ‘방송계의 아카데미’ 에미상 시상식에서 코미디 부문 남우 조연상도 수상했다.

언론과 대중의 지원사격 속에 SNL은 이후로도 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불거진 ‘뒷담화 동영상’ 등을 다루며 신랄한 풍자를 이어갔다.

그렇다고 비판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트럼프의 코로나19 투병까지 개그 소재로 삼았다가 선을 넘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SNL에 출연한 마이클 셰는 “사실 나는 트럼프가 아주 긴 시간이 걸려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트럼프 비판 보도를 쏟아냈던 워싱턴포스트조차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을 농담거리로 삼으면 사람들이 기분 나빠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도 그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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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가 SNL과 함께 조사 대상으로 지목한 지미 키멜 역시 사사건건 트럼프 대통령과 부딪혔다. 사진은 과거 ABC ‘지미 키멜 라이브’에 출연한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가 SNL과 함께 조사 대상으로 지목한 지미 키멜 역시 사사건건 트럼프 대통령과 부딪혔다. 2017년 아카데미 시상식 사회자로 나선 키멜은 “기존 오스카에는 인종차별적 이슈가 많았는데 모드 사라졌다. 모두 트럼프 대통령 덕분”이라고 저격했다.

이듬해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키멜이 또 한 번 사회자로 등장했을 때는 트럼프가 “역사상 가장 낮은 시청률의 오스카”라고 맞불을 놨다. 여기에 키멜은 “고맙다, 역사상 가장 낮은 지지율의 대통령”이라고 응수했다.

이처럼 트럼프가 SNL과 지미 키멜을 싫어했다는 건 익히 아는 얘기다. 하지만 법무부까지 끌어들여 풍자의 자유를 심판하려 한 트럼프의 시도는 권한 남용 소지가 있다. 이에 대해 데일리비스트는 제45대 미국 대통령이 미국 최고 사법 기관들을 개인 법무법인처럼 휘두르려 한 사례라고 꼬집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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