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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형’ 당하는 印 총리 인형…9세 소녀 성폭행 사망에 분노한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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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최하층민(달리트) 계급의 9세 소녀가 남성 4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숨지고, 강제로 화장된 사실이 알려진 뒤 인도 전역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허수아비 인형을 만들고 이를 불태우며 분노를 표시했다.
인도 뉴델리에서 최하층민 달리트(불가촉천민)에 속하는 9세 소녀가 성폭행 후 살해된 것도 모자라 강제로 화장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본 따 만든 인형이 시위 현장에 등장했다.

영국 BBC의 4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숨진 소녀의 어머니는 심부름을 보낸 딸이 1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딸을 찾으러 나갔다가 인근 화장장으로부터 딸이 숨졌으니 화장터로 와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소녀의 어머니는 “판디트(화장장에서 종교 의식을 담당하는 힌두교 성직자) 및 남성 3명이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화장할 것을 권유했다”면서 “신고하면 당국이 부검을 한 뒤 장기를 꺼내 내다 팔 것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화장에 반대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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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최하층민(달리트) 계급의 9세 소녀가 남성 4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숨지고, 강제로 화장된 사실이 알려진 뒤 인도 전역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허수아비 인형을 만들고 이를 불태우며 분노를 표시했다.
어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남성들은 숨진 소녀의 시신을 빼앗아 강제로 화장을 시작했다. 그 사이 몰려든 마을 주민들이 아직 재가 되지 않은 시신 일부를 불 속에서 꺼냈고, 수상하게 여긴 사람들이 50대 판디트를 포함한 남성 4명을 추궁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결국 소녀를 성폭행 한 사실을 인정했고 현장에서 체포됐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현지 경찰은 체포된 남성들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피해 소녀와 유가족이 카스트 제도의 가장 최하층에 있는 불가촉천민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분노가 쏟아졌다.

이후 현지에서는 며칠 째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 수백 명은 ‘어린 소녀에게 정의를’ 이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급기야 시위대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본 딴 허수아비 인형을 만든 뒤 시위 현장에서 이를 불태우는 ‘화형식’을 치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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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최하층민(달리트) 계급의 9세 소녀가 남성 4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숨지고, 강제로 화장된 사실이 알려진 뒤 인도 전역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허수아비 인형을 만들고 이를 불태우며 분노를 표시했다.
시위대는 “우리는 인도의 딸들을 위한 정의를 원한다. 체포된 남성 4명은 사형으로 다스려야 한다”면서 “그러나 모디 총리는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죄 없는 소녀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모디 총리와 당국은 현 시각까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인도는 1955년 카스트에 따른 차별을 법으로 금지했지만, 하층민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여전하다. 특히 15분에 한 번씩 성폭행 신고가 접수되는 인도에서 달리트 계급 여성은 신고조차 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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