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0일 서누사틍가라주 롬복에 사는 코릭 악바르(20)는 두 여성과 동시에 결혼식을 올렸다. 그는 원래 한 여성과 결혼하려고 했지만, 전 여자 친구의 사정을 딱히 여겨 청혼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악바르가 먼저 결혼을 약속한 여성은 누르 쿠스눌 코티마(20)로, 두 사람은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그의 부족인 사사크족에게는 사랑의 도피라고도 불리는 므라릭(merariq)이라는 관습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이는 남성이 여성의 동의를 얻어 여성을 집에서 데리고 나와 자신의 집에 숨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두 사람은 가족의 동의 없이 결혼이 허용돼 결혼 날짜와 장소 등을 논의할 수 있다.
그런데 악바르가 코티마와 사랑의 도피를 한 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그의 집에 전 여자 친구인 유아니타 루리(21)가 찾아왔다. 루리는 “SNS로 당신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알았다. 친구들은 내가 당신과 결혼한다고 착각해서 내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면서 “제발 나와도 결혼해 달라”고 애원했다.
루리와 2016년부터 알고 지냈다는 악바르는 “전 여자 친구로부터 청혼을 받으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지만 가족과 상의한 끝에 두 여성 모두 아내로 맞이하기로 했다”면서 “그리고 양쪽 집으로부터 각각 175만 루피아(약 14만원)의 지참금을 공평하게 받았다”고 말했다.
놀라운 점은 코티마 역시 이 결혼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도네시아의 월평균 소득은 약 30만 원이지만, 악바르는 현재 무직 상태로 마땅한 벌이마저 없다.
이에 대해 악바르는 “두 아내를 돕는 것은 힘이 드니 나와 같은 결혼은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면서 “이제 난 말레이시아에 가서 일자리를 찾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두 아내도 지금까지 서로 만난 적이 없지만 “남편이 없는 동안 협력해 가정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