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영국군 통역사로 일했다가…아프간 쌍둥이 가족 행운의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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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가니스탄 카불을 탈출한 누라가 하시미 가족의 모습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미군 등 서방국가에 협력한 통역사 형제에게 사형선고장을 보낸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이와 반대의 행복한 사례도 전해졌다.

2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 등 현지언론은 영국군 통역사로 일한 누라가 하시미 가족이 22일 영국 공군의 항공기를 타고 무사히 카불을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수많은 사람이 아프간을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통로인 카불 공항에 몰려드는 상황에서 하시미 가족의 사례는 뉴스에 보도될 만큼 운이 좋은 케이스다.

아내는 물론 5살 쌍둥이 자매와 어린 아들 등 가족을 모두 데리고 아프간 탈출에 성공해 잉글랜드에서의 새 삶을 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과거 하시미는 영국 공병대에서 통역가로 일해왔다. 그러나 최근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면서 보복을 당할 수 있는 큰 위기를 맞았다.

탈레반 측은 아프간을 장악한 후 기자회견을 통해 하시미처럼 외국인과 일한 현지인에게 사면령을 내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나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실제로 미국 CNN은 23일 탈레반이 미군에게 협력한 통역사의 가족에게 보낸 사형선고장을 공개해 큰 공분을 샀다.

▲ 영 군용기 탑승 당시의 모습

하시미는 "만약 아프간에 남았다면 탈레반이 나를 죽였을 것"이라면서 "탈레반은 서방 군대와 함께 일한 사람을 용서하겠다고 말했지만 1996년과 같은 일이 일어날 지 아무도 모른다"고 털어놨다. 탈레반은 지난 1996년부터 2001년 아프간 집권 당시 엄격한 이슬람 법을 시행해 여성은 일과 교육이 금지됐으며 범죄자나 반역자들에게 돌팔매질이나 처형을 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하시미 가족은 22일 영 공군 항공기에 탑승해 130여명의 사람들과 함께 대피했으며 향후 잉글랜드 남부 지역에 정착할 예정이다. 스카이뉴스는 "하시미의 딸인 이스나와 사나는 파티드레스를 입고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면서 "어린 아이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큰 행운을 얻었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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