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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공항 철조망 위로 건네진 아프간 아기와 가족 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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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 철조망을 통해 미군에게 넘겨지던 아기와 현재 하미드 가족의 모습.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8월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의 날카로운 철조망 위로 미군에게 건네진 한 아기와 그 가족은 그후 어떻게 됐을까?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BS뉴스는 현재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는 한 가족의 사연을 보도했다.

단 9초짜리 영상이 전세계 언론에 공개되며 큰 충격과 안타까움을 남긴 이 아기는 처절한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지난 8월 19일 미군이 떠나면서 아프간이 탈레반의 차지가 되자 현지 카불 공항은 고향을 벗어나려는 수천 명의 시민들이 몰리면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사망자도 나오는 등 그야말로 대혼란이 빚어졌다. 그러나 문제는 공항에 진입조차 못하는 이들이 다수였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아기 만이라도 먼저 대피시키려는 절박감에 가족이 철조망 위로 아기를 미군에게 넘기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진 속 이 아기의 이름은 리야로 태어난 지 얼마되지 않은 신생아였다. 이렇게 무사히 미군에게 건네진 아기는 얼마 후 기적처럼 부모와 공항 안에서 재회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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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미드의 딸 리야의 모습. 현재 생후 8주차다.
보도에 따르면 리야의 아빠인 하미드는 5년 동안 미군을 도와 통역 일을 했으며 놀랍게도 대피하던 이날 공항에서 자신의 아기를 처음봤다. 아프간을 철수하는 미군을 돕다 정작 아내의 출산을 옆에서 지키지 못한 것이다. 하미드는 "당시 도저히 공항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에서 아기 만이라도 미군에게 넘겨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이에 미 해병대원에게 제발 아기를 받아달라고 간청했고 그들이 이에 동의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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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미드 가족의 모습
이렇게 아기가 먼저 안으로 들어갔고 몇시간 후 부부 역시 미군의 도움으로 공항 안으로 들어가 가족은 무사히 재회할 수 있었다. 이후 하미드 가족은 난민 신분으로 현재 피닉스에 안전하게 머물고 있으나 아직 신분증이나 의료비 등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하미드는 "미국 땅에 도착해서야 우리 아기의 사진과 영상이 세계적인 큰 화제가 됐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정치인들의 화려한 말보다 이 영상이 아프간의 처절한 상황을 알리는데 도움이 됐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아기의 풀네임을 짓지 않았는데 가운데 이름(middle-name)을 마린(Marine)이라고 지을 것"이라면서 "우리 아기를 구해 준 그 해병대원을 꼭 만나 안아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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