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글로브 등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매사추세츠주 남동부 반도인 코드곶에 있는 웰플릿 베이의 헤링강에서 거대한 장수거북 한 마리가 갯벌에 갇힌 채 발견됐다.
주민으로부터 신고를 받은 웰플릿 베이 야생보호구역 측은 동물보호단체인 국제동물복지기금(IFAW)의 자원봉사자들과 현지 수족관 뉴잉글랜드 아쿠아리움(NEAQ)의 전문가들과 협력해 몸길이 1.5m, 몸무게 270㎏에 달하는 장수거북을 이틀 만에 안전한 곳으로 옮길 수 있었다.
웰플릿 베이 야생보호구역의 밥 프레스콧 명예이사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거북이 굴 서식지에서 구조할 수 없는 곳에 갇히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면서 “만일 거북이가 도망쳤다면 그다음 어디에 갇힐지 전혀 알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의 도움으로 보호된 장수거북은 12일 코드곶 북쪽 끝 레이스곶에 있는 항구도시 프로빈스타운의 헤링코브 해변으로 옮겨졌고, 뉴잉글랜드 아쿠아리움 직원들에게 검사를 받았다. 전문가는 장수거북이 아직 건강하다고 판단했고 그후 관계자들과 주민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틀만에 바다로 돌아갈 수 있었다.
장수거북의 몸에는 다음 달까지 건강 상태를 추적할 수 있는 식별 추적기가 부착됐다. 이밖에도 음향표지라는 장치를 달아 전문가들이 앞으로 몇 년간 이 거북의 이동 패턴을 추적할 계획이다.
뉴잉글랜드 아쿠아리움은 앞서 또다른 장수거북도 코드곶에서 구조했다고 밝혔다. 이 수족관은 지난 7일 몸길이 1.5m, 몸무게 225㎏으로 추정된 암컷 거북을 보호해 몇 가지 검사를 진행하고 프로빈스타운 앞바다에서 무사히 바다로 돌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장수거북은 현존하는 거북 중 거장 덩치가 큰 종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동식물 목록인 레드리스트에서 위급종(CR·Critically Endangered)으로 분류된다. 부화한 새끼가 성체가 될 때까지 살아남을 확률은 1000분의 1에 불과하며 바다쓰레기에 걸려 죽는 경우가 심심찮아 개체 수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현재 번식이 가능한 암컷 수는 전 세계적으로 2만~3만 마리 정도다. 태평양에는 단 2300마리의 암컷만 남아 멸종이 우려된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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