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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노+] 1억2500만 년 전 英 물가를 거닐던 신종 스피노사우루스 화석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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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라토수콥스 인페로디오스(왼쪽)와 리파로베나토르 밀너래(오른쪽)의 복원도. Credit: Anthony Hutchings
백악기 말. 지금의 북미 대륙을 호령한 육식 공룡이 티라노사우루스라면 백악기 전기 물과 육지 모두를 오가며 최상위 포식자 자리를 차지했던 공룡은 스피노사우루스였다. 1912년 이집트에서 발굴된 스피노사우루스 아이킵티아쿠스(Spinosaurus aegyptiacus)는 역대 최대 크기의 육식 공룡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사실 티라노사우루스와 마찬가지로 스피노사우루스도 과(family) 이상의 큰 무리를 이뤘던 수각류 공룡 무리로 여러 종이 존재했다. 가장 유명한 스피노사우루스 아이킵티아쿠스는 주로 북아프리카에서 발굴됐지만, 영국의 바리오닉스(Baryonyx)를 포함해 유럽에서도 스피노사우루스류 공룡의 화석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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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라토수콥스 인페로디오스 두개골 화석.
영국 사우샘프턴대학의 크리스 바커와 동료들은 영국 남부 해안의 와이트섬에서 50개의 신종 스피노사우루스류 화석을 발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화석은 1억2500만 년 전 유럽에서 살았던 두 종의 신종 스피노사우루스과 공룡으로 각각 세라토수콥스 인페로디오스(Ceratosuchops inferodios)와 리파로베나토르 밀너래(Riparovenator milnerae)로 명명됐다.

세라토수콥스 인페로디오스는 뿔이 있는 악어 얼굴을 지닌 지옥 왜가리라는 뜻으로 악어와 비슷한 주둥이를 지녔지만, 실제 사냥 방법은 왜가리와 비슷했을 것으로 추정되어 이런 명칭이 붙었다.


백악기 초기 영국 남부 지대는 강과 호수, 그리고 다양한 습지가 펼쳐진 지중해성 기후 지대였다. 세라토수콥스는 물과 육지가 만나는 곳에서 왜가리처럼 물 속에 있는 먹이를 노리거나 혹은 물을 마시러 온 동물들을 노렸다. 세라토수콥스는 머리 길이만 1m에 몸길이 9m에 달하는 중대형 수각류 공룡으로 15m가 넘는 스피노사우루스 아이킵티아쿠스보다는 작았지만, 당시에는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였을 것이다. 물에서 사는 동물이나 물가를 찾아온 동물 모두에게 세라토수콥스는 지옥에서 온 저승사자 같은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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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파로베나토르 밀너래 두개골 화석.
같이 발굴된 리파로베나토르 역시 세라토수콥스와 비슷한 크기로 추정되나 두개골 일부 화석만 발견되어 아직은 정보가 제한적이다. 좀 더 많은 화석이 발견되야 왜 같은 시대 같은 지역에서 두 종의 스피노사우루스가 존재했는지 이유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학명은 본래 바리오닉스를 발굴한 영국의 고생물학이자 이제는 고인이 된 앙겔라 밀너의 이름을 따 명명했다.

스피노사우루스 무리는 백악기 초기 여러 지역에서 다양하게 적응하고 진화해 번성을 누렸다. 육지에만 의존하지 않고 물에서도 먹이를 구할 수 있다는 점이 이들이 대형 수각류 육식 공룡으로 성공하는 데 크게 기여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견된 신종 역시 이와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스피노사우루스가 결국 왜 쇠퇴했는지, 그리고 용도를 알 수 없는 등의 거대한 돛의 목적은 무엇인지 등 아직 알아내지 못한 부분이 훨씬 많다. 이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과학자들은 계속해서 지층을 발굴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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