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의 한 드론 조종사가 카나리아 제도 라팔마섬에 갇힌 개 세 마리를 드론을 띄워 그물로 잡아 구하기로 했다.
이들 개는 지난달 19일 섬 내 쿰브레 비에하 화산이 폭발하고 나서 용암이 주택 주변까지 흘러내렸을 때 미처 피하지 못하고 마당에 고립된 채 지난 몇 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굶주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화산 인근 토도케 산간 지역에서 이들 개를 확인한 라팔마섬 비상 당국은 민간 기업 두 곳에 지원을 요청했고 이들 기업은 드론을 띄워 물과 식량을 공급했지만, 마땅한 구조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드론 업체의 대표가 자사 드론으로 고립된 개들을 구조할 작전을 제안했고, 당국은 이 제안의 안정성을 평가한 뒤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허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구조 작전을 제안한 자이메 페레이라 아에로카마라스 최고경영자(CEO)는 포획 그물을 장착한 드론을 띄워 개들을 한 마리씩 450m 상공으로 들어 올려 안전한 곳까지 이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레이라 CEO는 또 “드론으로 동물을 구조하는 작전은 이번이 처음이고 포획해야 하는 것 역시 처음”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이번 작전이 개들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이라면 우리는 이들 개를 구하려 애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작전에서 개를 그물로 포획하는 데는 4분 정도 걸릴 수 있고 포획한 개를 안전한 곳까지 옮기는 데는 다시 4분 정도가 더 걸릴 수 있다. 문제는 포획 시간이 이보다 오래 걸리면 용암 위를 비행할 때 배터리가 방전되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이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 미래라고 페레이라 CEO는 덧붙였다.
페레이라 CEO는 “궁극적으로 이번 작전의 성공 여부는 개들이 드론에 어떻게 반응하냐에 달렸다. 이들 개는 지난 몇 주 동안 거의 먹지 못했다”면서 ”개들은 드론 쪽으로 다가올 수도 있고 무서워서 피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업체 측은 고립된 개들을 무사히 구하기 위해 현재 이번 작전 전반에 걸쳐 예행 연습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