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뉴스 등 해외 언론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인스타그램에서는 “고양이, 개, 토끼, 물고기를 포함한 반려동물 사진 한 장당 한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게시물이 돌기 시작했다.
나무를 심겠다는 주체는 명확하게 명시되지 않았지만, 해당 게시물이 유행하자 환경보호단체인 ‘어 플랜드 트리 코퍼레이션'(A Plant Tree Co)이 “우리가 해당 캠페인의 주체”라고 주장했다.
벨기에와 스페인에 본사를 두고 네덜란드, 영국 등지에 지사를 운영하는 해당 단체는 나무심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벤트를 계획했다고 설명했지만,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다.
해당 게시물이 인스타그램의 새로운 기능인 ‘직접 추가'(Add Yours) 스티커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간 것. 직접 추가 스티커는 스토리 게시물에 응답해 스레드를 만들 수 있는 기능으로, 이 기능을 사용하면 특정 스토리 게시물에 연쇄되는 콘텐츠 체인이 생겨난다.
약속대로라면 ‘어 플랜트 트리’ 측은 수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엄청난 규모의 토지를 확보해야 했지만 사실상 이는 불가능했다.
이를 인지한 단체 측은 10분 만에 메시지를 삭제했지만, 해당 게시물은 더 많은 사람에게 퍼져나갔다.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퍼져나간 스토리 게시물에 응답한 사람들은 무려 500만 명을 넘어섰다.
캠페인에 참여한 사람들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참여했는데 나무를 심지 않는 이유는 뭐냐”며 항의하기 시작했다. 한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수백만 명이 나무를 심기 위해 자신의 반려동물 사진을 공유했지만, 누가 나무를 심고 있는지 정확히 확인하는 사람이 없고, 캠페인 주체에 대한 링크도 없는 기괴한 인스타그램 캠페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해당 단체 측은 “인스타그램의 새로운 기능(직접 추가)에 오류가 생기면서 게시물이 제대로 삭제되지 않은데다 게시물을 올린 주체도 명확하게 표시되지 않으면서 생긴 일”이라며 “우리는 게시물에 응답한 500만 명의 수만큼 나무를 심지는 못하지만, 참여자 1명당 1달러씩을 동물보호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해명했지만 비난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ABC뉴스는 “해당 단체가 지금까지 단체의 이름으로 심은 나무는 6500그루”라며 사실상 지키지 못할 SNS 캠페인을 열었다고 지적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